12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이종섭 국방장관을 비롯해 약 2백여명의 전·현직 군 관계자와 관련 학과 교수, 민간 전문자들이 참석해 '함께 만드는 튼튼한 국방'을 주제로 서울안보포럼 창립행사 및 기념 세미나가 열려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발제와 토론이 이뤄졌다.
김영곤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MZ세대가 바라보는 공정과 상식의 국방'이란 발제를 통해 "지금의 MZ세대는 출발만 같은 평등이 아니라 결과까지 같을 수 있는 형평을 공정과 상식으로 여긴다"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국방연구원이 조사한 여성징병제에 대한 인식을 소개했다. 인구절벽으로 병력 자원이 급감하며 최근 여성징병제는 특히 MZ세대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2019년 실시된 여성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에 동의하는 비율이 △일반 국민은 63% △남성이 71% △여성 54%로 나타났다. 또 2021년 한국국방연구원이 여성 징병제에 대한 찬성인식 남녀비교 결과 △남성 72% △여성 33%였다.
김 선임연구원은 "여성에게도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일은 단순히 안보 능력이나 경제적 비용, 형평성 논란만으론 결정할 수 없고 사회적 동의와 합의가 우선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절벽시대의 군사력 건설과 방위산업 발전'이란 발제에서 "병력 50만명 규모 유지를 위해서는 연간 20만명 확충이 필요하지만 인력 수급 예상은 2025년 22만5000명에서 △2037년(2018년 출생자) 18만7000명 △2040년(2021년 출생자) 14만4000명을 기록한 뒤 △2041년 이후 13만명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 연구위원은 "이러한 전력 부족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며 "군 구조를 병력자원 감소에 맞추고 전력구조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며 대(對)북한·중국 전력을 유무형으로 비교해 비대칭 우위 전력을 도입·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민석 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상근부회장도 "노동집약적인 군사력을 배제하고 기술 기반 첨단 전투력으로 각급 부대의 전투 반경을 확대하고 적에 대해 정밀하고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전투 수단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한 김주원 페이스북 '육대전(육군 대신 전해드립니다)' 대표는 "여성징병제를 둘러싸고 MZ세대에서 심각한 남녀 간 갈등을 빚고 있는 것처럼 비쳤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전했다.
그가 객관성 확보를 위해 육대전이 아닌 다른 커뮤니티에서 지난 1~2일 전국의 18세 이상 성인 958명(남성 96%, 여성 4%)을 대상으로 여성징병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전 남성 대상 조사와 비슷하게 찬성 답변이 74%로 나왔다. 그런데 여성의 군 복무 유형에 관해서는 △여성에 적합한 군 복무 48% △사회봉사 10% △근로 활동 6% 순으로 나타난 반면 '남성과 동일한 군 복무'라고 답한 '빡빡한' 응답자는 36%에 불과했다.
김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의 MZ세대는 연애조차 안 할 정도로 남녀 간 사이가 나쁘다는 말이 나올 정도지만 실제로는 남성들이 여성징병제를 요구하면서도 남성과 동일한 군 복무까지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다수란 점에서 인구절벽에서 촉발된 여성징병제 논란을 생각보다 원만하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앞서 열린 서울안보포럼 창립 기념식은 최병혁서울안보포럼 이사장의 개회사와 함께 시작돼 신원식 국민의 힘 국회의원 환영사에 이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한기호 국민의힘 국방위원장·안규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축사, 그리고 이종섭 국방장관이 격려사로 국방정책의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는 집단 안보 지성체를 목표로 하는 서울안보포럼의 출발에 힘을 실었다.
이 장관은 격려사에서 "우리 군은 국방혁신을 통해 과학기술 강군을 건설하고 MZ세대 장병들이 기대하는 국방문화 조성에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군의 노력이 더 큰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여기 계신 분들을 비롯해 국회, 학계, 민간 전문가 등 많은 분들의 지지와 성원이 필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 포럼 창립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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