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1~3월) 재고자산은 54조4196억원으로 그 중 DS 부문 재고만 31조9481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의 같은 기간 재고자산은 17조1822억원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는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69.9%, 65.3%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과 비교하면 재고자산 증가율은 삼성전자 DS부문은 9.9%, SK하이닉스는 9.7%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업황 악화가 1분기에도 계속 이어진 가운데 수요 침체로 재고가 쌓였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전년(2022년) 동기 대비 95.5% 감소한 영업이익 6402억원을, SK하이닉스는 영업손실 3조4023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같은 처지에 놓인 삼성과 SK는 투자에 있어 정반대 양상을 보이며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반도체 한파를 극복할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삼성은 불황 속에서도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투자를 강화하는 데 반해 SK는 감산과 투자 축소 기조를 이어갔다는 평가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비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투자액으로 10조7388억원을, 이중 DS부문에만 9조7877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조9227억원을 집행한 점과 비교하면 대폭 증가한 수치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시설투자액은 1조749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조6930억원)과 비교해 62.7% 급감했다. R&D 비용도 1조896억원으로 지난해(1조2043억원)보다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2분기(4~6월)에도 재고 조정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라 당분간 실적 반등을 일으키기는 역부족이라고 관측한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7~12월) 실적 회복세에 돌입하기 전까지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시설 투자에 총력을 다하며 기술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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