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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삼성, '소부장 강자' 일본과 협력...TSMC와 격차 줄이기 '촉각'

고은서 기자 2023-05-15 15:01:53

첨단 반도체 시제품 라인 설립

日서 영향력 넓히는 TSMC 견제

한·일 정상회담 성과라는 분석도

삼성전자가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에 300억엔(약 3000억원)을 투입해 3D 반도체 시제품 라인을 설립한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市)에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R&D) 거점을 설치한다. 삼성전자는 일본의 강점으로 꼽히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술과 삼성전자의 반도체 제조 능력 간 시너지를 통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의 격차를 줄이는데 힘쓰는 모습이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요코하마에 300억엔(약 3000억원)을 투입해 3D 반도체 시제품 라인을 만든다. 요코하마에는 삼성전자가 가전 연구소를 둔 곳이다. 삼성전자는 일본 정부로부터 생산 라인 건설에 100억엔(1000억원) 이상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생산 라인은 메모리 반도체가 아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에서 현지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파운드리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당시 "일본 비즈니스 규모는 미국보다 크지는 않지만 급속히 성장하고 있어 삼성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R&D 설립 장소로 일본을 선택한 것은 파운드리 1위 업체 TSMC를 견제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최근 반도체 패권 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이 반도체 산업에서 소재, 부품, 장비 공급망이 잘 형성돼 있는 만큼 해외 반도체 기업들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사인 TSMC는 삼성전자보다 앞선 지난해에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후공정 R&D 센터를 열었다. TSMC는 현재 구마모토현에도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는 TSMC가 일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공정에서 필요한 일본 소부장 업체들과 협력해 생산 라인을 갖추고 나면 기술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2025년 2나노 생산을 앞두고 있다. 

한편 한국과 일본 양국 간 반도체 동맹도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7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기업 간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 합의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기술 협력이 급물살을 탔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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