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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프로야구장 비닐 막대풍선 사라진다...스포츠 업계 ESG 활동에 "힘"

박경아 기자 2023-04-25 06:00:00

야구·축구·농구 등 프로 스포츠팀들, 응원 용품·플라스틱 컵 등 일회용품 퇴출 나서

KIA타이거즈 팬들이 지난달 26일 광주광역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  NC다이노스의 시범경기에서 종이로 만든 노란색 친환경 응원 도구로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토요일이던 지난 4월 1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관하는 2023 프로야구 경기가 개막했다. 올해 프로야구 개막전 관람객들은 코로나 펜데믹에서 완전 해방돼 마스크에 구애 받지 않고 거침없이 응원 열기를 쏟아냈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과 관람객이 떠난 야구장에는 갖가지 응원 용품과 각종 일회용품이 남아 뜨거웠던 시간이 지났음을 조용히 말해준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보게 됐다.

KBO와  프로야구 10개 구단, 환경부가 지난 18일 ‘1회 용품 없는 야구장 조성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해 막대풍선 등 비닐류 응원 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일회용 응원 용품을 줄여나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18일 협약식에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과 이곳에서 당일 경기가 열린 LG트윈스, NC다이노스 관계자가 참석했다. 협약식 참석은 안 했지만 두산베어스, 롯데자이언츠, 삼성라이온즈, 키움히어로즈, 한화이글스, KIA타이거즈, KT위즈, SSG랜더스 등 프로야구팀 모두 향후 활동에 참여한다.
  
이번 협약은 프로야구 경기 뒤 배출되는 일회용품과 폐기물 발생량이 적지 않은 데에서 출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2016∼2017년) 결과 전국 스포츠 시설에서 발생한 폐기물 6176t 중 35.7%인 2203t이 야구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각 구단은 앞으로 야구 경기장에서 막대풍선 등 비닐류 응원 용품을 쓰지 않기로 하고 공식 응원 용품을 다회용 응원 용품으로 바꾸며 버려지는 응원 용품들은 별도로 회수해 재사용하기로 했다.
   
또한 그동안 야구장 내 판매점에서 관람객이 캔 음료를 구매하면 일회용컵에 담아 제공했으나 협약식 이후 일회용컵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이를 통해 야구장에서 사용되는 일회용컵이 연간 약 400만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KBO가 2022년 정규 시즌(720경기)을 기준으로 삼은 추정치다.

이밖에 경기장에 입점한 식·음료 판매 매장에서도 다회용기 사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또 투명 페트병이 오염되거나 다른 폐기물과 혼합되지 않도록 투명 페트병 별도 배출함을 설치하기로 했다.
 

KIA타이거즈의 친환경 응원 도구 '페이퍼 스틱스' [사진=KIA타이거즈]

프로 야구단 가운데 KIA타이거즈는 앞서 지난해 11월 친환경 응원 도구 '페이퍼 스틱스'를 선보이며 프로야구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앞장섰다. 페이퍼 스틱스는 기존 응원 도구의 특장점을 살리면서 종이로 제작됐고, 포장지 또한 생분해 용지를 사용했다. 페이퍼 스틱스는 2개 1세트 6000원에 판매 중이며,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내에 위치한 공식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다른 프로 스포츠 분야에도 ESG 활동 바람이 불고 있다. 

SK는 지난 2월 23일 그룹이 운영하는 제주유나이티드(축구), SK나이츠(농구), SK호크스, SK슈가글라이더즈(이상 핸드볼) 구단 관계자와 선수들이 참여한 '스포츠 ESG' 캠페인'을 공개했다. SK는 코로나 엔데믹과 함께 경기장을 찾는 관객 수가 증가하면서 SK나이츠의 경우 경기 당 약 3000개의 일회용기가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시즌 환산 시 약 8만개). 이와 함께 자체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0%가 “스포츠 구단의 ESG 활동이 연고지 및 리그 발전에 기여한다”고 답한 것이 이번 캠페인 기획의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축구, 농구, 핸드볼을 망라한 SK 스포츠 구단은 페어플레이와 ESG 활동의 일환으로 친환경 유니폼‧응원도구 사용, 지역사회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 줍기),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는 ‘노 플라스틱(No Plastic) 캠페인’을 시행한다. 연고 지역 소상공인 홍보, 발달장애인 및 취약계층 대상 기부, 아이들의 스포츠 활동 참여도 강화하며 부정 이슈 방지를 위해 선수단에 대한 정기 교육을 시행하고, 제보 채널 운영 등으로 윤리적이고 투명한 구단 운영도 병행할 계획이다.

제주유나이티드(축구), SK나이츠(농구), SK호크스, SK슈가글라이더즈(이상 핸드볼) 등 SK 소속 선수들이 지난 2월 23일 '스포츠 ESG' 캠페인'을 시작하며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SK]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의 신성연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과학원의 정기 간행물 ‘스포츠 현안과 진단(제103호)’에 실린 'ESG 경영 확산과 스포츠산업: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스포츠 분야 ESG 경영은 결국 스포츠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경영 활동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여러 가지 위험 요인(ESG)에 대한 관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며 “기업이 ESG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 향상과 ESG 경영 확산 촉진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정책 목표가 수립 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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