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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포스코이앤씨 면허취소 논란… "법치주의 무시한 발언" 반발 확산

차유민 기자 2025-08-12 10:31:42
경북 포항 포스코이앤씨 본사 전경 [사진=포스코이앤씨]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대형 건설사 포스코이앤씨에서 올해 들어 중대재해가 잇따르자, 이재명 대통령이 “건설면허 취소 등 가능한 모든 제재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법치주의 원칙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통령 발언 직후 국회 전자청원 게시판에는 ‘포스코이앤씨 면허취소 발언 철회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등록됐다. 청원인은 “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라며 “조사와 법적 절차 없이 대통령이 특정 기업의 존폐를 언급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포스코이앤씨 직원들도 국민이며, 단 한 건의 사고라도 막기 위해 현장에서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며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발언은 사실상 사형 선고와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서는 김해 아파트 신축 추락, 광명 신안산선 붕괴, 대구 주상복합 추락, 함양울산고속도로 끼임 사고 등 네 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일에는 경기 광명시 고속도로 연장 공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작업자가 감전돼 의식불명에 빠졌다. 이 현장은 안전 점검을 마친 직후 작업이 재개된 곳이었다.
 
사고 다음 날, 대통령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는 강한 표현과 함께 면허취소와 공공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모든 제재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업계는 현실화될 경우 1997년 동아건설 이후 28년 만의 건설면허 말소 사례가 될 수 있다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에 대해 “강력 유감”을 표명하며 포스코이앤씨 전 현장에 대한 불시 감독을 예고했다. 건설면허 취소와 입찰 제한 등도 내부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업계에서는 “대통령 발언이 수천 명 근로자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관계자는 “직원 가족들이 ‘회사 문 닫는 거 아니냐’고 묻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법조계에서는 중대재해에 대한 엄정 대응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법적 판단 전에 최고지도자가 특정 기업을 지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건설면허 취소는 법정 사유와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정책적 의지 표명이라 해도 기업 신뢰와 시장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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