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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SK온, '4조'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 '철회' 가능성

성상영 기자 2023-01-09 16:15:13

블루오벌SK 이은 두 번째 합작사 '무산'

전기료↑, 유럽 친환경차 수요 준 영향도

SK온 글로벌 배터리 공장 신설 계획[사진=SK온]


[이코노믹데일리] SK온이 미국 블루오벌SK에 이어 튀르키예에 세우려 한 두 번째 합작법인 공장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고금리 탓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유럽 친환경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자 대규모 투자 집행에 대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9일 SK온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미국 3위 완성차 제조사 포드, 튀르키예 대기업 코치그룹과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협상이 완전히 중단되지는 않은 상태로 전해졌다.

3사는 지난해 3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튀르키예 앙카라에 연간 30~45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를 생산하는 합작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이 공장은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헝가리(2024년 47.5GWh)와 함께 유럽 핵심 생산기지가 될 계획이었다.

투자 금액만 3조~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는데 자금 조달이 문제로 지목된다. 3사가 같은 비율로 분담한다고 해도 SK온이 최소 1조원 이상을 동원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SK온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총 2조8000억원을 유상증자하는 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이 2조원을 직접 출자하고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등 재무적 투자자가 8000억원을 출자하는 내용이다. 유상증자 목적은 투자 재원 확보와 기업 가치 증대였다.

연간 생산능력을 기준으로 SK온이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공장 신설 프로젝트만 합작법인을 포함해 200GWh에 육박한다. 이를 모두 예정대로 진행하려면 수십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 지출한 금액을 제외한 남은 투자액은 10조원 이상이다.

업계에서는 3사 간 논의가 지연된 사유가 결국은 자금을 누가 얼마나 분담할지 이견이 생겼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고금리로 인해 자금을 융통하기 어려워진 데다 유럽에서 친환경차 수요 감소가 예상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유럽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면서 전기 요금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충전 부담이 내연기관 못지않게 늘어나며 유럽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분위기다.

더구나 올해 흑자 전환이 최대 목표인 SK온으로서는 채산성이 불분명한 투자를 무리해서 진행할 필요가 없다. 공장을 짓더라도 수율(양품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와야 하는데 현재 유럽 생산기지인 헝가리 공장도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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