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하반기(7~12월) 선박용 후판 가격 협상이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줄다리기 끝 가격은 상반기(1~6월) 대비 10만원가량 떨어진 톤(t)당 100만원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관련 계열사 현대중공업은 최근 후판 가격 협상을 마쳤다. 상반기에는 t당 120만원 이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후판 가격에는 할인율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는만큼 각 조선사별 실제 공급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동안 가격 협상은 기존 최대 생산업체인 포스코와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가 진행했다. 다만 이번 협상에서는 현대제철과 현대중공업의 협상가가 기준 가격이 됐다. 포스코가 지난 9월 태풍 힌남노 영향을 받아 후판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후판 가격 협상에는 원자재 가격 영향이 큰 데 올 하반기 들어 철광석 가격이 떨어진 점이 영향을 줬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중국 철광석 가격은 지난 7월 t당 159.79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현재는 해당 가격 대비 30% 넘게 하락한 t당 110달러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1년 중 상·하반기 두 차례 후판 가격을 협상한다. 이번 협상은 지난 7월부터 시작해 장기간 진행됐다. 이번 협상에서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철강 수요 감소로 가격을 인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철강업계 피해로 결정이 늦어졌다. 철강업계는 하반기 포스코 수해와 노동조합 파업 등으로 생산 중단·차질 피해를 입었다.
이번 후판 가격 협상 타결로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사들은 실제 후판 가격과 협상 분위기를 감안해 예상 충당금을 실적에 선반영한다. 선박을 수주한 뒤 건조부터 인도까지는 통상 3년여 시간이 걸리는만큼 후판 가격이 낮아진 것은 호실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철강업계의 경우 하반기 각종 악재와 함께 낮아진 후판 가격이 실적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 하락은 예상된 수순이지만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인한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철강 수요가 악화돼 4분기(10~12월) 실적은 밝지만은 않을 전망"이라며 "각 회사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대체 기술 개발 등으로 수익 방어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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