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를 가름할 주요 키워드는 바로 배송 '속도전'이다.
'로켓배송' 강자인 쿠팡이 국내에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입지를 키워온 '풀필먼트'가 이 속도전의 핵심이다. 쿠팡, 이마트 모두 물류 센터 강화에 조 단위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를 대상으로 원스톱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의 아마존 풀필먼트 서비스 기준으로는 네이버쇼핑이나 이마트·이베이, 쿠팡할 것 없이 3강 모두 엇비슷하게 출발선상이다.
아마존이 제시한 풀필먼트(FBA) 서비스는 입점 업체 등 위탁을 받아 상품 보관과 포장, 배송, 재고 관리, 교환·환불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맡아 원스톱 처리하는 '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다.
쿠팡 풀필먼트는 벤치마킹 대상이던 이같은 아마존 풀필먼트와는 두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다. 아마존 풀필먼트 경우 배송은 외주 배송업체를 이용한다. 쿠팡은 이 부분까지 직고용 '쿠친' 등으로 자체 해결하고 있다.
무엇보다 당초 쿠팡이 2014년부터 적극 도입, 국내 30개 도시 100개 센터에서 제공하고 있는 풀필먼트는 입점 판매자 대상이 아니다. '로켓배송' 직매입 상품이 대상이다.
입점 판매자 대상 풀필먼트 서비스를 기준으로 봤을 때는 3강 업체들 모두 도입한 지 1~3년 안팎이다.
단지 쿠팡은 '로켓배송'을 통해 규모나 업력 등 국내 풀필먼트 서비스에서는 가장 앞서 있다. 현재 쿠팡은 운영 센터수나 오랜 대규모 풀필먼트 운영 노하우면에서 단연 유리하다.
더군다나 쿠팡 입점 판매자가 '로켓배송'을 아예 이용할 수 없는 구조는 아니어서 국내 풀필먼트 역량에 관한한 쿠팡 입지는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 풀필먼트를 이용하려는 입점 판매자 경우 상품을 쿠팡이 직접 사입해 쿠팡 상품으로 운영하는 방식이 되고 있다.
현재 전국에 구축한 쿠팡 풀필먼트는 쿠팡 직매입 상품 기반 '로켓배송' 물량이 대부분이다.
입점 사업체 대상 풀필먼트 서비스 '제트배송(로켓제휴)'은 쿠팡이 지난해(2020년) 7월에야 공식 출범시켰다. 해당 서비스는 아직 전체 쿠팡 풀필먼트에서 물량 비중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풀필먼트 역량에서 네이버쇼핑·CJ대한통운과 이마트·이베이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무엇보다 이마트는 풀필먼트 업력면에서는 쿠팡과 엇비슷하다. 이마트도 2014년(보정)부터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를 도입해 현재까지 3개(보정·용인·김포) 네오를 두고 있다. 아직까지 이마트도 자사 직매입 상품이 대상이다.
하지만 센터수로는 쿠팡이 월등하다. 이마트 네오 4호도 아직은 부지 물색 중이다. 향후 이마트는 전국 주요 상권 141개 이마트 오프라인 점포를 온라인 물류 전진 기지화하고 온라인 물류 센터로 리뉴얼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9개점에 이어 연내 목표는 15개점 이상이지만 쿠팡도 2025년까지 50개 센터를 더 열고 모두 150개 센터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100개 풀필먼트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단지 이마트는 신선식품에 특화한 온라인 전용 풀필먼트 센터를 오랜 기간 운영해왔다는 것이 쿠팡과의 차별화 지점이자 강점이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전통 강자로서 오픈마켓 운영 경험이 전무하다. 자회사 SSG닷컴도 올해 상반기 들어서야 오픈마켓 전환을 선언했다. 이같은 짧은 오픈마켓 이커머스 업력상 단점은 이베이코리아가 채워줄 전망이지만 풀필먼트 역량 배가는 아직 물음표다.
이마트가 품게 된 이베이코리아도 풀필먼트 서비스 '스마일 배송'은 2019년에서야 도입한 것이다. 전체 3개 물류센터 중 입점 판매자 제공 풀필먼트는 화성 동탄 '스마일 배송' 물류센터 1개가 중심이다. 배송은 CJ대한통운 등 다수 배송업체를 이용한다.
이마트 이베이코리아 인수 마무리가 내년 초쯤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베이 입점 판매자를 대상으로도 이마트 풀필먼트 센터 이용을 가시화한다면 신선식품 풀필먼트 서비스에 관한한 분명히 경쟁력이 있다.
네이버쇼핑 물류 기반 CJ대한통운 풀필먼트 서비스는 기존 곤지암 풀필먼트 센터에 더해 올해 7월 군포 풀필먼트 센터(상온 상품) 운영에 이어 용인 풀필먼트 센터(냉장·냉동 콜드체인) 8월 운영을 예정한 상태다. 최근에서야 약 3개 풀필먼트 센터를 확보한 셈이다.
다만 네이버쇼핑은 플랫폼의 플랫폼격으로서 국내 최대 오픈마켓이라는 강점과 함께 CJ대한통운 이외 여러 풀필먼트 플랫폼과 협업하면서 다양한 서비스 선택지를 스마트 스토어 입점 판매자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다.
업계는 향후 풀필먼트 서비스 등을 통한 이커머스 승자는 결국 판매자가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커머스 3강 모두 오픈마켓 형태로 운영되면서 다양한 상품 등 이점과 동시에 품질 저하 등 단점이 예견된다. 오픈마켓 성공엔 무엇보다 양질의 판매자 확보와 유지가 관건이다.
우수 판매자를 많이 확보한 오픈마켓일수록 풀필먼트 서비스도 확대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각 사 풀필먼트 경쟁력은 곧 판매자 유치·유지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커머스업계는 "업계가 오픈마켓 풀필먼트 서비스를 늘려가는 상황인데 이는 판매자 배송 서비스 선택폭이 그만큼 늘고 있다는 의미"라며 "네이버나 이베이코리아, 쿠팡 동시 입점 판매자라면 네이버쇼핑, 이베이, 쿠팡 매출을 비교해 비중이 큰 쪽 풀필먼트를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 쿠팡 입점 판매자가 제트배송이 아닌 로켓배송을 이용하겠다고 선택해도 크게 복잡할 것은 없다. 단지 로켓배송 입점과 동시에 쿠팡이 사입하는 형식이어서 입점 재고가 곧 쿠팡 물건이 되는 것이라든지 수수료 지급 받는 시점 정도가 다르다.
업계는 "쿠팡 로켓배송도 형태가 직매입일 뿐 입점 판매자도 로켓배송을 이용할 수는 있다. 로켓배송에 물건 입점시키고 60일 후 돈을 지급 받을 것인지, 아니면 스마일배송이나 네이버쇼핑 풀필먼트에 물건 쌓아놨다 팔릴 때마다 다다음날 바로 입금받을 것인지 등에서 차이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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