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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카카오모빌리티 유료화 논란...정당한 수익모델 vs 독과점 횡포

김성훈 기자 2021-04-19 15:15:32

택시업계, 19일 카카오모빌리티 사무실 앞 집회...1인 시위도

[사진=카카오T 모바일 앱 화면]



[데일리동방] 카카오 모빌리티가 또 택시업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한 유료 회원제 상품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당한 수익 창출이라는 의견이 있는 한편, 택시업계에서는 기사들의 부담을 가중하는 독과점 횡포라고 주장한다.

서울개인택시조합 등 전국의 개인택시 16개 시·도 조합은 19일 판교의 카카오 모빌리티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집회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개인택시조합 측은 “이달 말까지 매일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부터는 전국의 개인택시조합 이사장들이 청와대와 국회 등지에서 카카오 모빌리티를 규탄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택시업계에서 이처럼 강경한 시위를 벌이는 것은 카카오 모빌리티의 유료 회원제 서비스 때문이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최근 타 가맹 택시에 카카오T 플랫폼을 유료로 이용토록 한 데 이어, 일반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월 9만9000원의 유료 회원제 서비스를 출시했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유료 서비스는 가입한 택시 기사가 목적 방향의 승객의 ‘콜’을 먼저 받을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택시가 여의도를 목적지로 설정하면 여의도행 승객이나 여의도 근처 승객의 ‘콜’을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택시보다 먼저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택시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가뜩이나 경쟁 과열로 소득이 줄어든 택시 기사들의 부담을 더욱 키우는 독과점의 횡포”라고 주장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티머니 기준 개인·법인택시 수입은 71억6000만원으로 전년보다 26% 줄었다.

현재 전체 택시 호출 서비스의 80%를 점유하는 카카오 모빌리티가 콜 선점 서비스를 유료화하면 가입 택시와 미가입 택시의 소득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이고, 결국 대다수의 기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연간 약 120만원의 서비스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택시조합 측의 설명이다.

서울개인택시조합 측은 “대다수의 기사가 어쩔 수 없이 유료 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유료화의 의미가 없어지고,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이 돼 결국 기사들은 플랫폼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택시노조·민주택시노조·개인택시조합연합회·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은 공동대응 특별팀(TF)을 구성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대책을 촉구하는 건의서도 냈다.

카카오 모빌리티 측은 “택시 기사분들이 각자의 수요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부가적인 서비스”라며 “해당 상품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카카오T 택시는 기존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 모빌리티의 이러한 서비스를 지지하는 의견도 있다.

택시 가맹·호출 업계도 마카롱 택시·티맵택시 등 경쟁사가 두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유료화도 점유율 확대와 수익화를 위한 전략의 하나라는 것이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내년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수익화가 중요해져 유료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에는 카풀 서비스, 지난해에는 '카카오 콜 몰아주기' 문제로 업계의 반발을 샀다.

특히 ‘콜 몰아주기’ 문제의 경우 택시노조 등의 신고로 현재 공정위에서 조사 중이다.

승객이 카카오T 앱을 활용해 택시를 부를 때 가까이 있는 일반 택시보다 먼 곳에 있는 카카오T 블루를 우선 배차하고 있다는 것이 택시 업계의 주장이다. 카카오T 블루는 카카오 모빌리티가 자회사 KM솔루션을 통해 운영하는 가맹 택시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 공정위에서도 카카오 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등을 눈여겨보는 만큼, 정부와 카카오 측의 상생 방안 마련을 위한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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