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건설

​KAI, 수리온·T-50 리스크 해소 국면...시장 조달 박차

이성규 기자 2020-10-28 07:39:54

2000억원 공모채 발행...군수 중심 수익 안정화 집중

분식회계 의혹 우려 축소...변수는 여전히 상존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데일리동방] 한국항공우주(KAI)가 올 들어 두 번째 공모채 조달에 나선다. 수주 리스크, 분식회계 의혹 등에 대한 우려가 축소되면서 시장 조달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주간사단에서 한국산업은행을 제외하고 이전 대비 금리 밴드 상단도 대폭 낮춰 제시하는 등 자신감이 엿보인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AI(AA-)는 2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트랜치(tranche)는 3년물 단일물이며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에 –0.2~+0.2%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한다. 조달한 자금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 상환에 쓰인다. 주관업무는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가 공동으로 담당한다.

KAI는 지난 2017년 수리온 양산 사업과 이라크에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수출 사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을 부여받았다.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사업 특성상 고정비 비중이 높다는 점이 신용도를 흔들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후 KAI는 공모 시장에서 모습을 감추고 사모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에는 신용등급 하락 트리거(trigger) 일부가 해소되면서 3년이라는 공백을 깨고 2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에 성공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속속 ‘부정적’ 전망을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시장 조달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확산으로 항공기 제조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보이는 가운데 주요 완제기 수출국인 신흥국에 대한 영업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KAI 매출이 큰 개선을 보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군수부문이 신용도 저하를 제한하는 모습이다.

신용도 우려가 해소된 가장 큰 원인은 수리온 남품 정상화와 T-50 인도 완료 등이다. 지난 2017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적자전환(-2355억원)한 이후 2018년 2428억원, 2019년 3977억원으로 크게 회복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913억원을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FCF)은 2018년을 제외하고 줄곧 적자를 본 가운데 지난 6월 말에는 618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향후 장기 프로젝트(KF-X, LAH/LCH 사업) 추진에 따른 투자 확대로 FCF는 축소되겠지만 실적 안정과 개발비용 분산(상각 방식)으로 EBITDA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현재 KAI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인 분식회계 등 관련 재판 결과는 수요예측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앞서 진행된 공모 조달에서도 해당 리스크를 등에 업고 도전해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국내 신평사간 해당 리스크에 대한 인식 격차도 해소된 상황이다.

KAI도 수요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다소 높은 희망금리 밴드 상단(+0.7%)을 제시했으나 이번에는 대폭 낮췄다. 주간사단에서 산업은행을 제외한 것도 같은 맥락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비우량 등급 하락 우려가 해소됐다는 점, 동급 민평금리(AA-, 1.49%) 대비 개별민평금리 평균(2.243%)이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금리 메리트도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위험요인인 수익성 우려와 분식회계 의혹 등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며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전 조달금리 대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