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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이번주 은행권] 유명순 씨티은행장 단독후보…시중은행 첫 여성 CEO 눈앞

신병근 기자 2020-10-10 06:00:00

특유 섬세함·디테일 강점…33년 기업금융 베테랑

매일 30분 일찍 출근…고객과 동료 소통에도 탁월

차기 수협은행장은 정부측 손교덕vs수협측 김철환

유명순 한국씨티은행 수석부행장. [사진=씨티은행 제공]

[데일리동방] 이번 주는 은행별 차기 수장 관련 소식이 이목을 끌었다. 특히 국내 민간은행 사상 최초로 여성 행장 배출을 목전에 둔 한국씨티은행은 유명순(56) 수석부행장이 사실상 차기 행장에 내정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열린 씨티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은행장 직무대행을 수행중인 유 수석부행장은 차기 행장 단독후보로 추천을 받았다. 씨티은행은 이달 27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유 수석부행장을 최종 은행장에 선임한다.

1964년생인 유 수석부행장은 1987년 이화여대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씨티은행에 입사, 현재까지 33년간 '기업금융'을 주특기로 근무해왔다. 씨티은행에서 그에게 처음 주어진 임무도 서울지점 기업심사부의 애널리스트였고, 현재도 기업금융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씨티은행 서울지점의 국내 대기업부 '위험(리스크) 매니저'와 기업심사부장, 다국적기업부장, 다국적기업 본부장을 거쳐 2009년 기업금융상품본부 부행장에 올랐다. 이후 2014년 제이피모간 은행 서울지점장을 역임했다가 이듬해 씨티은행으로 돌아와 기업금융그룹 수석부행장을 맡았다.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이 최근 조기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행장 직무대행을 수행해 온 유 수석부행장은 우수한 평판과 업무수행능력을 인정받아 임추위에서 강력 추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은 그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씨티은행의 주력 사업분야가 기업금융인 것을 감안할 때, 유 수석부행장이 해당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것이 이번 내정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따른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유 수석부행장은 전형적인 '모범 사례'로 통한다. 모나지 않은 온화한 성격에 선후배들과 격의 없는 소통은 기본이고, 매일 30분 일찍 출근하는 근면함까지 갖췄다는 전언이다.

유 수석부행장이 차기 씨티은행장에 내정된 또 다른 요인에는 여성친화적인 씨티그룹의 문화도 톡톡히 한몫했다는 평이 나온다.

씨티은행의 현직 13명 임원 중 유 수석부행장을 포함 5명이 여성인만큼 다른 은행들에 비해 확연히 많은 여성 임원이 포진해 있다. 더욱이 씨티그룹의 수장인 제인 프레이저 행장 겸 글로벌소비자 금융대표 역시 최근 미국 월가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 탄생이라는 기록을 세워 눈길을 끌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 수석부행장이) 내부의 CEO승계 프로그램을 이수해 온 것으로 들었는데, 직전 행장과 마찬가지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왔다는 것만으로도 내정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었던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편 Sh수협은행의 차기 행장은 손교덕 KDB산업은행 사외이사와 김철환 수협은행 기업그룹 부행장의 2파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5명의 후보가 수협은행장 공모에 접수한 가운데 정부측 추천 후보로 분류되는 손 사외이사가 수협은행 '내부 인사'의 프리미엄을 가진 김 부행장과 경합을 벌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력한 후보는 유일한 은행장 경력(BNK경남은행장)을 지닌 손 사외이사가 꼽힌다. 현직 이동빈 수협은행장이 연임을 포기한 것과 기재부 추천을 받은 김윤석 전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이 행추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것 등을 종합해 볼 때, 이번 행장은 정부측 입김이 작용한 후보가 우세하다는 분석에서다.

특히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사외이사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측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야 하는 통념을 반영한다면, 손 사외이사가 정부측이 강력히 밀고 있는 후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이에 맞서는 수협측 대표주자는 김 부행장이 거론된다.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라는 전언인데,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의 한 계열사인 만큼 중앙회장의 의지는 매번 은행장 선임의 주요변수로 작용해 왔다.

'내부 실세'로 불리는 김 부행장은 중앙회장과 경남 출신의 동향인데다 수협에서 30년 간 근무한 공로를 인정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는 12일 최종 면접을 치르고, 적격자가 없을 경우 재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수협 관계자는 "현직 부행장 2명이 접수했다는 것은 중앙회장의 지시가 떨어졌다는 의미"라며 "얽히고설킨 이해관계 속에서 어느 후보가 우위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중앙회가 쉽사리 정부측 코드에 맞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무래도 최고경영자(CEO) 경력이 있는 후보가 좀 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보고 있지만 재공모를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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