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매출액 8조6065억원에 영업이익 1조9467억원, 순이익 1조2643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 분기보다 각각 20%, 143% 증가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1조8000억원대를 훨씬 웃돈다.
코로나19와 글로벌 무역전쟁 속에서 선방한 배경은 비대면에 따른 서버 메모리 수요다. 연초 고객사들은 올해 상황을 낙관해 재고 수준을 높였다. 2분기가 지나면서는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다시 재고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공급망 회복과 함께 고객 재고가 이번 분기보다 건전히 소진될 것으로 내다본다. D램은 모바일 수요가 낮았지만 서버와 그래픽 제품 판매가 늘었다. 그 결과 전분기보다 출하량은 2% 늘었고, 평균판매단가(ASP)은 15% 올랐다.
수요가 낮았던 스마트폰도 하반기에는 실적 상승 요인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고급 5G폰의 주력 기능은 카메라와 비디오 처리 속도여서 높은 D램과 저장용량이 필요해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 5월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2위를 기록한 화웨이(19.7%)와 삼성전자(19.6%) 판매량이 각각 전년보다 16.7%, 36.8%씩 떨어졌다. 전달에 비해서는 각각 9.1%와 21.7% 올랐다.
하지만 주요 시장인 인도와 미국시장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달보다 각각 1282.8%, 55.6% 올라 높은 회복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이 두 자리수 퍼센트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5G 확산에 따라 기기는 물론 콘텐츠 용량이 증가하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다만 하반기 디램의 ASP 조정이 불가피하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과거와 다른 점은 2016~2019년 수요 공급 업다운 조정이 지난해 말 기점으로 어느정도 마무리됐다”며 “일부 코로나19의 세컨드 웨이브가 없다면, 짧은 조정 기간을 거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가격 하락은 올 하반기가 저점이라는 관측이다.
각국의 비대면 환경 구축으로 엣지 컴퓨팅이 확산되는 점도 실적 상승 요인이다. 5G 상용화 기점으로 각지에 촘촘히 설치돼 속도 지연을 막는 엣지 서버와 마이크로데이터센터 등이 연평균 5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향후 데이터 처리량 증가와 딥러닝 같은 고성능 컴퓨터 확장도 수요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본다.
연말 출시를 앞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5 등 신형 콘솔 역시 하반기 낸드 실적을 높일 전망이다.
이번 분기 SSD는 낸드 사업에서 차지한 비중이 처음으로 50%에 달했다. 지난 분기보다 출하량은 5% 늘었고, ASP는 8% 상승했다.
하반기 경영 환경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하지만 주요 국가들의 부분적인 경제 활동 재개와 5G 스마트폰 수요, 수년만에 새대교체를 앞둔 콘솔 시장 등이 수요 개선을 이끈다는 계산이다.
SK하이닉스는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수익성 위주로 제품을 운영하고, 시설투자와 캐파(생산능력)은 보수적이 기조를 유지한다.
D램은 10나노급 2세대(1Y) 모바일 D램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고, 본격 채용을 시작한 LPDDR5 제품도 적기 공급할 방침이다. 또한 64GB 이상 고용량 서버향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10나노급 3세대(1Z) 제품 양산도 본격화한다.
낸드플래시는 128단 제품의 고객 인증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96단이 주력 제품으로, 128단을 합쳐 3분기 60%, 4분기 70% 이상 확보를 준비하고 있다”며 “128단 제품을 통해 SSD뿐 아닌 모바일, 특히 고용량 제품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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