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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HDC, 아시아나 ‘ABS 트리거 우려’에 높아지는 자금 부담

이성규 기자 2020-03-20 06:13:00

등급전망, 상향검토→미확정검토…회수실적 추정치 크게 하회

코로나19에 늘어나는 재무부담…추가 자금조달 어려워질 수도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전경[사진=HDC현대산업개발 제공]

[데일리동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는 사실상 대공황 수준에 접어들었다.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외부 자금조달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자산유동화증권(ABS)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HDC현대산업개발이 짊어져야 하는 부담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2일 아시아나항공 관련 항공운임채권 ABS 신용등급 전망을 ‘미확정검토’에 등록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른 신탁원본 회수 실적이 전례없는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기존 ‘상향검토’에서 변경한 것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다. ABS등급은 BBB+로 2노치(notch) 높다. ABS등급이 회사채 등급보다 높은 이유는 높은 초과담보다. 기존 매출채권을 담보로 5~6배 수준으로 산정했으나 최근 회수실적이 발생시점 추정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

BBB- 등급으로는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어렵다. HDC현대산업개발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부채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에 등급전망은 ‘상향검토’가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BBB0 이상으로 등급을 부여 받아도 ‘비우량채’ 특성상 시장조달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발표 이후 줄곧 하락하고 있다. 인수 후 수익성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은 물론 인수 가격부담 등이 영향을 미쳤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유상증자 규모는 애초 목표(4075억원)를 하회한 3207억원에 그쳤다.

글로벌시장이 점차 얼어 붙으면서 인수금융은 물론 여타 조달 방안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최악 시나리오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자금투입 규모가 줄고 시기가 늦춰지면서 ABS 등급이 하락하는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지난 2월 수준 성과가 오는 5월까지 유지되면 ABS 관련 조기지급 트리거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매월 10~20%가 감소되면 대부분 ABS에서 트리거가 발생한다. 문제는 현 상황을 감안할 때 2월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8500억원가량을 ABS로 조달 중이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이 자체적으로 현 상황을 극복하기는 어렵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동원해야 하는 자금이 기존 예상보다 더 확대될 수 있는 이유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아시아나항공 회사채와 ABS는 리테일을 통해 판매돼 왔다”며 “재무부담 증가 등으로 관련 수요가 점차 감소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경색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어떤 방식(자금조달)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지 주목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부정적’ 등급 전망이 해소되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HDC현대산업개발도 추가 자금조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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