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저축은행의 경우 일본계 저축은행 예금이 감소할 수 있고 자금 회수로 취약계층 피해가 우려된다. 다만, ‘일본계’란 꼬리표를 붙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보험사는 국내 경기 위축에 따른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운용수익률이 떨어지거나 적립액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카드사는 일본여행 이벤트나 마케팅이 위축되거나 도산기업 연체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 저축은행, 일본계예금 감소 or 자금회수로 취약계층 피해 우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본 상품 불매운동의 일환으로 일본계 저축은행의 예금이 줄어들 수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급전이 필요할 때 찾는 대출과 달리 예금에서는 일본계 저축은행을 배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일본계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일본 정부 방침에 따라 자금을 회수하면, 향후 금융시장 취약계층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다만,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일본계 저축은행들의 자금 회수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저축은행과 대부업계는 대표적인 서민 금융기관이다. 일본계 자금은 정책금리가 제로수준인 일본에서 상대적 고금리인 우리나라 서민금융으로 진출해 왔다. 일본 입장에서는 이익을 보는 시장인 셈이다.
서민금융연구소 한 관계자는 "서민금융의 일본계 자금은 공공 자금이 아니라 일반 자금"이라며 "자금의 속성상 고금리 시장을 버리고 정부 정책에 따라 자금 회수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민금융 자금 대부분은 국내 고객 예금에서 조달한 것이다. 일본계 저축은행이 자금을 회수할 경우 현지화된 자금까지 '일본계 자금'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수 있고, 비일본계 저축은행들이 그 자리를 금세 꿰찰 수 있다.
◆ 금리인하로 보험사 타격...카드사, 日 마케팅 위축·연체 우려
일본 경제 보복 우려에 따른 국내 경기 침체로 보험업계도 간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령, 국내 경기 우려로 전반적으로 지출 여력이 위축된 소비자의 보험 가입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경기가 위축돼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할수록 보험사가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자본액이 늘어나는 반면, 채권 등 운용자산 수익률은 떨어진다. 보험사들은 하락한 채권 수익률만큼 예정이율을 인하해야 손실을 보전하는데 이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또한 수출이나 무역보험에도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이 덜 돼서 수출보험 지출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출보험은 대외 거래 위험으로부터 수출업자나 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수입자 계약파기·파산 등 신용위험과 수입국에서 전쟁 등 비상위험으로 수출대금을 대출해 준 금융기관이 입는 불의의 손실을 보상한다.
실제, 무역보험공사는 코트라·무역협회·수출입은행 등과 수출비상체제에 돌입하면서 지난 6월까지 실시한 신규 무역보험 한도 2배 우대를 올해 12월까지 연장했다. 기존 보험한도도 10% 증액했다.
카드업계는 전반적으로 일본과 관련된 마케팅이나 이벤트를 자제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드사들이 일본 가맹점이나 대중교통 할인 마케팅, 일본 여행 항공권 할인 등도 없애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리카드는 국내 일본 여행객을 위한 ‘카드의정석 J쇼핑’을 출시했다. 해당 카드는 일본 돈키호테, 빅카메라, 패밀리마트 이용액의 5%가 할인되고, 국내 항공사 중 최다 일본 도시를 취항하는 에어서울과 제휴해 위탁수하물 무료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관광객의 일본 여행 자체가 줄어들면서 상품 판매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김포와 인천공항 출발기준 간사이공항으로 출국한 승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9.9%로 감소했다. 오이타공항과 미야자키 공항은 69.2%, 76.4% 뒷걸음질쳤다.
일본 경제 보복에 따른 국내 경기 타격에 도산하거나 사정이 어려워지는 회사가 생길 수도 있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경제보복 우려에 사업이 위축된 업체가 사업하기 위한 법인카드 사용 시 연체가 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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