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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진귀한 야생화에 반하고 곰취향에 취하고...태백이 선사하는 ‘청정 휴가'

글ㆍ사진 태백=전성민 기자 2019-07-15 00:01:00

태백 두문동재 야생화 트래킹 길이 선물한 순백의 '수정란풀'

자연과 함께 교감할 수 있는 ‘태백 산채 마을’

[ 야생화 트래킹을 자주하는 사람들도 보기 힘들다는 '수정란풀'. 순백이라는 말이 너무도 잘 어울렸다. 사진(태백)=전성민 기자]

“우와 이럴 수가. 세상에나”

함께 강원도 태백 두문동재를 걷던 이원근 승우여행사 대표가 격양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최근에 산삼을 채취해 먹었다는 이 대표의 말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심봤다”를 직접 들어보나 싶었다. 맨 앞에 있던 이 대표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기에 야생화 중에서도 정말 보기 힘든 수정란풀이 엄청 많아요.”

산삼이 아니라는 말에 실망했지만 귀한 야생화라는 말에 강한 호기심이 생겼다. 백두대간을 따라 걷는 야생화길인 두문동재가 준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이다.

수정란풀은 너무도 놀라웠다. 티 없이 맑고 깨끗하다는 순백이라는 단어가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하얀 웨딩 드레스를 입은 신부처럼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가운데 수정란풀은 쑥스러운 듯 살짝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군락을 이룬 수정란풀은 장관이었다. 일행은 한참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다 다시 길을 가기로 했다. 수백 번 넘게 야생화 트래킹을 했지만 수정란풀을 두 번째 봤다는 이원근 대표의 말에서 특별한 설렘이 느껴졌다. “여러분 조심히 내려가세요. 아기들 다치면 안 됩니다”

2004년 승우여행사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이 코스에는 수정란풀 이외에도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많았다. 노란 꽃잎이 아름다운 큰뱀무를 비롯해 늦게까지 피어 있는 감자난초, 털쥐손이, 꼬리풀 등을 볼 수 있었다. 8~10월 경에는 각시취, 개미취, 까실쑥부쟁이, 산비장이가 핀다. 해발 1268m인 두문동재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정선에서는 두문동재, 태백에서는 싸리재라고 부른다. 대덕산~금대봉 구간은 탐방예약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 예약은 필수다.

[ 백두대간 두문동재  사진(정선)=전성민 기자]

[ '태백 산채 마을' 안에 있는 산에는 정말 다양한 산나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사진(태백)=전성민 기자]


◇ 아이에게 소개시켜주는 친구 같은 자연...‘태백 산채 마을’

“으악. 이 나물은 너무 써요.” “여기에도 지렁이가 있다. 빨리 이리 와봐”

다양한 산나물이 심어져 있는 농장은 금세 아이들의 놀이터가 됐다. “까르르르르”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직접 나물을 따 바로 먹어보고, 흙도 만지며 신나게 논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자연’이라는 친구를 만났다.

아이들에게 자연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것만큼 좋은 교육은 없을 것이다. 청정지역인 강원도에서는 다양한 자연 체험이 가능하다.

태백시 용정길 71에 위치한 ‘태백 산채 마을’도 그중 하나다. 농촌진흥청이 2017년 지정한 태백시의 제1호 ‘교육 농장’이다.

‘태백 산채 마을’에 있는 산에는 수십 종류의 산나물이 있었다. 얼핏 보기에는 다 비슷비슷해보였다. 선생님이 필요했다. 오금란 ‘태백 산채 마을’ 대표의 설명을 들으니 그동안 몰랐던 산나물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이름도 처음 들어본 산나물들을 직접 먹어보니 향이 정말 독특하고 맛있었다.

실제로 아이들은 교육 농장에서 ‘곰취야 너는 누구니?’라는 주제로 곰취의 특징과 구별법 등을 배운다. 산나물로 직접 비누와 떡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 공간도 마련 돼 있다.

오금란 대표는 “태백의 자연에서 키우는 산나물은 매우 특별하다. 이곳은 동북향이라 오후 2시에 해가 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대표는 “교육 농장을 함께 한 아이가 ‘나도 농사를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말을 했을 때 뿌듯했다”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강원농촌융복합산업지원센터(센터장 이종인)는 농업(1차 산업)과 식품, 특산품 제조가공(2차 산업) 및 유통 판매, 문화, 체험, 관광, 서비스(3차 산업) 등을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이를 ‘6차 산업’이라고 한다. ‘태백 산채 마을’처럼 체험 관광인 3차 산업을 위주로 하는 농촌융복합인증사업자 업체는 약 30여개다.

[ 태백 산체 마을을 설명하고 있는 오금란 대표. 사진(태백)=전성민 기자]

[ '태백 산채 마을' 입구. 사진(태백)=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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