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설 연휴를 앞두고 국내 배터리 산업의 풍경도 한숨 고르기에 들어섰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단기 조정이 아닌 구조적 캐즘으로 인식되면서 공격적인 증설을 앞세웠던 성장 전략이 속도 조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글로벌 전동화 흐름 자체는 유효하지만 산업은 이제 양적 확대보다 수익성과 체력 관리라는 현실적인 과제와 마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추진해온 대규모 생산능력(CAPA) 확대 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면서 신규 증설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전기차 보급 확대를 전제로 설계된 공격적 투자 전략이 현실과의 간극을 드러내고 있다.
전기차 캐즘은 단순한 수요 공백을 넘어 구조적 변화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목표 시점을 조정하거나 하이브리드 비중을 확대하면서 배터리 수요 역시 이전보다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업계의 경쟁 기준도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에서 벗어나, 공급처와 제품 포트폴리오의 선택으로 이동하고 있다.
실제 주요 기업들의 전략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생산 기반을 유지하되 고객 포트폴리오와 제품 믹스 조정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SDI는 고부가 원통형 배터리와 프리미엄 전기차용 배터리를 중심으로 선별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SK온 역시 주요 고객사와의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증설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정책 지원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단기 실적 가시성은 여전히 낮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보조금 구조는 중장기 성장의 버팀목으로 작용하지만 당장 가동률과 수익성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정책 효과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보수적인 운영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증설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제품과 수요처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저가 전기차용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차세대 배터리 등 상대적으로 수요 안정성이 높은 분야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변동성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기술 경쟁 역시 에너지 밀도 중심에서 원가 절감과 수명, 안전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설 연휴를 맞아 산업계에서는 이번 국면을 배터리 산업의 '속도 조절기'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전기차 전환이라는 큰 방향성은 유지되지만 성장 경로는 한층 현실적인 궤도로 수정되고 있다는 의미다. 단기간 외형 확대에 집중해온 전략이 한계에 도달한 만큼 향후 경쟁력은 투자 속도 조절과 체질 개선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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