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삼성SDI가 미국에서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전력망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계약 상대방은 명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전력 수요가 폭발하면서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를 ESS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30일 삼성SDI는 자사 미국 법인(Samsung SDI America)이 미국 내 고객사와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금액과 기간 등 구체적인 조건은 경영상 비밀 유지를 이유로 2030년 1월1일까지 공개가 유보됐다. 통상적인 배터리 공급 계약의 비밀 유지 기간과 규모를 고려할 때 수조원대에 이르는 '빅딜'일 가능성이 높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계약의 파트너를 테슬라로 지목하고 있다. 테슬라는 자사 대용량 ESS 제품인 '메가팩'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배터리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삼성SDI가 테슬라에 3년간 매년 1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으며 이번 공시는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삼성SDI는 "협의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으나 약 2개월 만에 공급 계약 사실을 공식화했다.
이번 계약의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AI 전력 쇼크'가 자리 잡고 있다. 챗GPT 등 생성형 AI 구동을 위한 데이터센터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불규칙해 전력을 저장해 두는 ESS가 필수적이다. 테슬라는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 7월 LG에너지솔루션과도 6조원 규모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는 등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SDI의 기술 전략 변화도 주목된다. 그동안 출력과 에너지 밀도가 높은 삼원계(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에 주력해 온 삼성SDI는 최근 가격 경쟁력이 높은 LFP 배터리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에너지' 공장에서 ESS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말까지 미국 내 ESS 배터리 생산 능력을 연간 30GWh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말 가동을 목표로 ESS용 LFP 배터리 라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주가 삼성SDI의 수익성 방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북미 ESS 시장이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북미 ESS 시장은 2023년 55GWh에서 2035년 181GWh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고객사 정보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AI 시대 도래로 전력용 ESS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북미를 중심으로 한 수주 활동을 강화하고 LFP 등 제품 라인업을 다변화해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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