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시멘트협회는 올해 국내 시멘트 내수(출하)량이 작년 대비 16.5%(721만톤) 감소한 3650만톤(t)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협회는 "1990년으로 회귀한 사상 최악의 위기"라고 설명했다. 1990년대 초반은 국가 정책상 수도권 외곽에 조성하는 신도시 건설사업의 영향으로 시멘트 내수가 급증하는 시기였다. 반면 현재는 생산 능력이 늘었으나 내수가 급락하는 상황이라 엄청난 차이가 있다.
주된 원인으로는 선행 지표인 건설 수주액이 급감하고 동행 지표인 착공·시공 실적마저 감소해 출하량이 급감한 것이 꼽힌다. 국가 주도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도 최근 몇 년 동안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부의 규제가 시멘트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 10일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안을 발표했다. 이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내년 1월부터 3년간 시행되는 화물차 안전운임제도 문제 요인으로 꼽힌다. 협회에 따르면2020∼2022년 화물차 안전운임제가 한시적으로 도입됐을 당시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반비가 약 40% 인상돼 화주의 운임 부담이 3년간 약 1200억원 늘어났었다.
이러한 흐름에 내년 시멘트 수요도 감소할 전망이다. 협회는 내년 시멘트 수요를 올해보다 1.4%(50만톤) 감소한 3600만톤으로 내다봤다.
다만, 정부가 향후 5년간(2026∼2030년) SOC 사업 예산에 27조5000억원을 적시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등의 정책 기조를 보여 출하량 감소 전망의 폭을 줄였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수요 부진에 더해 화물차 안전운임제 도입에 따른 물류비 상승과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강화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까지 감내해야 하는 한계 상황"이라면서 "건설 경기 부양 등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시멘트 업계는 앞으로 상당 기간 불황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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