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갈비찜 트레이·참치 캔…명절 밥상 지탱하는 철강·석유화학

정보운 기자 2025-10-07 09:00:00
추석 특수…포장재 너머 한국 소재 산업 뜬다 포스코·현대제철, 캔·트레이 등 식품 포장재 친환경 소재 공급 확대 SK·LG화학, 재활용·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유통업체와 협력 강화
갈비찜, 전, 나물 등 명절 음식이 캔·트레이·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모습이다. [사진=CHAT GPT]

[이코노믹데일리] 추석을 맞아 집집마다 한 상 가득 차려지는 음식은 농·축·수산업의 성과로만 보이기 쉽다. 하지만 갈비찜이 담긴 알루미늄 트레이, 전을 소분해 담은 플라스틱 용기, 나물을 보관하는 캔과 유리병까지 살펴보면 그 바탕에는 철강·석유화학 산업의 존재감이 느껴진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재 산업이 한가위 밥상을 든든히 뒷받침하는 셈이다.
 
철강, 명절 음식 보관·포장의 숨은 주역
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업체가 만드는 '석도강판'은 통조림 캔의 주재료다. 산소와 습기를 차단해 식품 장기 보관을 가능케 하고 재활용률이 90%를 웃돌아 친환경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명절 기간 음료·통조림 선물세트 수요가 늘어날수록 철강 소재의 중요성도 함께 커진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포스코는 동원F&B, 사조산업 등 국내 식품업체에 석도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추석 선물세트 대표 상품인 동원참치 캔이나 사조 꽁치·고등어 통조림이 모두 철강판을 원료로 한 포장재다. 현대제철 역시 알루미늄 소재를 활용해 전·갈비찜 등 명절 음식을 담는 일회용 트레이와 호일 제품을 식품 포장재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철강은 단순히 건설·자동차에 쓰이는 산업재로 알려져 있지만 명절 밥상 위에서도 보이지 않는 조연 역할을 하고 있다.
 
석유화학, 명절 선물세트 포장재에 친환경 바람
플라스틱과 합성수지를 기반으로 한 석유화학 산업은 추석 선물세트 포장의 핵심 축이다. SK지오센트릭·LG화학 등은 기존 플라스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기술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과대포장을 줄이고 재활용이 쉬운 단일소재 패키징을 도입하는 유통업체가 늘면서 소재 기업들도 '친환경 포장 혁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실제로 SK지오센트릭은 이마트와 협력해 생분해성 원료 기반의 친환경 장바구니·식품 포장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LG화학은 롯데칠성음료에 재활용 PET로 만든 음료병을 제공하는 등 생활 속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최근 CJ제일제당은 SK와 손잡고 '재활용 플라스틱 트레이'를 활용한 선물세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글로벌 순환경제 속 K-소재 대응 전략
​​​​​​​전 세계적으로 포장재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소재 기업들의 대응 방식은 단순한 환경 차원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과 직결된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모든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글로벌 유통기업들도 친환경 인증 포장재 공급망을 우선시하고 있다.

실제로 EU 공식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Eurostat)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EU 회원국에서 발생한 전체 포장 폐기물은 약 8400만톤에 이르며 이 중 플라스틱 비중은 약 19%를 차지했다.

이같은 흐름에 맞춰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발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제품 포장재의 플라스틱·비닐을 종이 등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고 재생 플라스틱 사용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LG전자 역시 친환경 포장재 적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은 '그린 프로미스 2030(Green Promise 2030)' 전략을 내세워 친환경 화학소재 및 자원순환 사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