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감원에 따르면 3분기부터 시작된 종투사 신청 접수 결과 9월 말 기준 총 8개 증권사가 종투사 지정 및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했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업계 빅3가 8조원 자기자본 요건의 대형 종투사 지정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들은 기업금융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초대형 IB(투자은행) 딜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노리고 있다.
8조원 종투사는 4조원 종투사보다 더 폭넓은 업무 영역을 갖는다. 대규모 인수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고위험·고수익 사업에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어 '슈퍼 IB'로 불린다.
키움증권과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등 5개사는 4조원 자기자본 요건의 종투사 지정과 함께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직접 발행하는 단기 채무증서로 종투사만 발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단기 자금 조달이 용이해져 IB 사업 경쟁력이 크게 강화된다.
종투사 인가 절차는 △금융위 접수 △외부평가위원회 심의 △실지조사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금융위 의결 순으로 진행된다.
금감원은 현재 신청사들에 대한 심사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외부평가위원회 구성과 실지조사 일정을 순차적으로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표는 최근 금융위-금감원 조직개편 논란으로 인해 종투사 인가가 지연될 수 있다는 업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5일 정부와 여당이 금융 정책·감독 기구 현행 유지를 결정하면서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당국 내부 갈등으로 심사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청회사들의 준비 정도에 따라 규정상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가급적 연내 심사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 역시 갈등설을 일축하며 정상적인 심사 진행을 약속했다.
업계에서는 연내 종투사 인가가 완료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IB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8조원 종투사들 간 초대형 딜 수주 경쟁과 4조원 종투사들의 틈새시장 공략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종투사 지정이 완료되면 국내 IB 시장 지형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며 "발행어음을 활용한 자금 조달 능력 차이가 사업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