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신화통신) 자동차 산업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오던 중국과 유럽이 신에너지차 시대를 맞이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달 초 세계 2위 규모의 자동차 운반선 '비야디(BYD) 선전(深圳)호'가 6천817대의 BYD 신에너지차를 싣고 중국에서 유럽으로 출항했다. 그로부터 2주 후 BYD는 신에너지차 누적 생산량이 1천300만 대를 돌파했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자동차 생산·판매량은 3천100만 대를 넘어섰고 그중 1천200만 대 이상이 신에너지차였다.
중국이 이 같은 전기차 강국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수십 년의 세월이 걸렸다.
1985년 독일 폭스바겐은 상하이자동차(SAIC)와 함께 중국 최초의 중외합자 자동차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의 산타나 모델은 2년 만에 1만 대 판매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중국 자동차 업계는 유럽산 자동차를 벤치마킹하는 형태를 이뤘다. 2024년 BYD는 배터리 제조업체에서 자동차 제조업체로 전환해 첫 프로토타입 모델 '316'을 선보였지만 딜러로부터 혹평을 받고 공격적인 학습 전략을 취하게 된다.
왕촨푸(王傳福) BYD 회장은 "수십 대의 인기 자동차 모델을 구매해 분해하며 설계 방법을 연구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자동차 업계의 '신참'이었던 BYD는 내연기관차 제조 방법을 배우는 동시에 전기차 기술 개발을 병행하는 '두 가지 접근 방법'을 채택했다.
이러한 노력은 중국을 전기차 혁신의 선두에 서게 했다. 중국은 차량, 배터리, 전동 모터 제어 시스템, 자율주행 기술, 스마트 콕핏, 충전 인프라, 애프터마켓을 아우르는 완전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게 된다.
이제 중국과 유럽의 자동차 산업 분야 협력은 공동 발전의 형태를 띠게 됐다.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제트에프(ZF)는 최근 프리드리히스하펜 본사에서 개최한 '섀시 기술의 날' 행사에서 최신 조향 시스템인 '스티어 바이 와이어(steer-by-wire)' 기술을 선보였다. 해당 기술은 중국 웨이라이(蔚來·NIO)에 의해 채택됐다.
ZF는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의 산업 생태계를 활용해 핵심 기술을 시장에 적용 가능한 솔루션으로 전환함으로써 상호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ZF의 이사회 임원 피터 홀드만은 전동화와 스마트 모빌리티로의 전환 과정에서 중국 시장은 도전과 발전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 많은 고객을 두고 있으며 그들의 빠른 혁신을 통해 ZF의 발전 속도도 함께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탄소화 역시 중국과 유럽의 주요 협력 분야다.
선전(深圳)에 본사를 둔 신왕다(欣旺達)전기자동차배터리는 폭스바겐과 볼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는 최신 유럽연합(EU) 배터리 규제에 맞춘 제품으로 규제에는 유해물질, 탄소 발자국, 전기화학 성능, 내구성, 라벨링 등의 요소가 포함돼 있다.
량루이(梁銳)신왕다전자 부총재는 "동력배터리의 경우 전체 산업사슬에 걸친 탈탄소화가 필요하며 공급업체는 그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