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하나금융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 중 '영리치' 증가 속도가 50대 이상 자산가인 '올드리치' 대비 2배 이상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2024년 동안 연간 올드리치가 3%씩 늘어날 때 영리치는 6%씩 늘었다.
최근 3년간 영리치의 평균 자산은 60억원대로, 그 중 절반인 30억 원가량이 금융자산으로 운용됐다. 특히 이전 세대보다 금융자산 운용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의 투자자산 비중은 2023년 37.7%에서 지난해 41.7%로 증가한 반면, 올드리치의 경우 40%에서 38%로 줄었다.
또한 영리치 10명 중 8명이 주식을 보유했고, 이는 올드리치보다 1.2배 높은 수준이었다. 가상자산 보유율 역시 올드리치 대비 3배 높았다. 변동성이 크단 위험 인식에도 불구하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커 포트폴리오 확대를 고려할 만한 투자 영역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금이나 예술품 등 '실물자산' 투자에도 관심이 높았다. 2022년 실물자산을 보유한 영리치의 비율은 29%였으나, 지난해 40.7%로 크게 늘었다.
아울러 영리치는 투자 정보 획득을 위해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 금융기관과 그 외 정보원과도 적극 소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모임을 통해 지식을 공유하거나, 투자 유료서비스에 가입해 차별적 정보를 얻는 활동은 올드리치보다 3~4배 높았다.
이 가운데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매년 반복되는 이자장사 비판에 따라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비이자이익의 대표격인 WM 부문을 강화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잠재 고객까지 확보한단 방침이다.
따라서 자산 투자에 관심이 높고, 금융 트렌드를 선도하는 영리치들은 은행권이 가장 원하는 고객층으로 떠오르게 됐다. 은행들은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차별화된 상품과 프로그램을 줄줄이 내놓는 중이다.
하나은행은 이달부터 3개월간 고액자산가 자녀와 영리치를 위한 맞춤형 금융연수 프로그램 '하나더넥스트 LEADERS'를 운영한다. 하나은행의 자산관리 전문가와 하나금융그룹 내 증권·자산운용·벤처스 등 계열사의 분야별 최고 전문가가 △상속·증여 △가족법인 설립 △주식·채권 전망 등 강의를 진행한다.
또 영리치의 다양한 관심사를 반영해 미술품·시계·주얼리 등 비금융 대체시장에 대한 교육과 함께 하나은행 딜링룸 탐방, 하나자산운용 펀드매니저와의 만남 등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과정 수료 이후에도 기수별 참여자들 간 네크워킹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자산관리의 영역을 더 다양하게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저희만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고객의 건강한 부를 키워나가는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향후 해외 현지투어와 글로벌 자산관리까지 확대한 '하나더넥스트 Global Young Leaders'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신한투자증권과 함께 WM 조직을 합치면서 투자, 세무, 상속 등 분야별 전문가들을 집결시킨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도 신설했다. 자산가 고객에게 컨설팅이나 세미나를 통해 여러 솔루션을 제공하는 팀이다.
또 지난해부턴 고액 자산가의 자녀와 영리치들을 위한 네트워킹 프로그램인 '신한 넥스트 리더스'도 운영 중이다. 1984년 이후 출생한 고객을 대상으로 경영전략, 승계 관련한 전문가 초청 강연부터 미술, 와인, 이미지 메이킹 같은 서비스도 다양하게 제공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젊은 자산가 고객들을 위한 맞춤형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며 "또 국내 시중은행 중 디지털 자산 기반 금융서비스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만큼 앞으로도 관련 사업자와의 협업 확대로 고객 선택권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한은행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과 제휴를 맺고 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