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오픈AI가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는 인공지능(AI) 기업 G42와 손잡고 UAE 아부다비에 초대형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구축에 나선다. 이는 오픈AI의 대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첫 해외 확장으로, AI 기술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와 함께 미국의 안보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는 상황이다.
오픈AI는 22일(현지시간) G42와 아부다비에 5GW(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완공 시 이 시설의 면적은 약 10제곱마일(약 26㎢)에 달하며 전력 수요는 원자력 발전소 5기의 발전 용량과 맞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력은 오픈AI가 지난 1월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과 함께 향후 4년간 약 50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해외에 확장하는 것이다. 아부다비에 들어설 데이터센터의 5GW 전력 용량은 미국 텍사스주 애빌린에 세워질 첫 번째 스타게이트 캠퍼스의 예상 용량인 1.2GW의 네 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오픈AI는 이번 협약의 일환으로 G42가 미국의 AI 인프라에 동일한 금액의 상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부다비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소프트뱅크와 오라클도 파트너로 참여하며 엔비디아와 시스코도 함께한다. 우선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 클러스터가 구축되며 이 중 200MW(메가와트)는 2026년 가동될 예정이다.
UAE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앞으로 전 국민에게 챗GPT 플러스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에너지 및 헬스케어 등 정부 기관 전반에 오픈AI의 기술을 통합할 계획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UAE에 세계 최초로 미국 이외 지역 스타게이트를 설립함으로써 대담한 비전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며 "개인 맞춤형 학습, 현대화된 에너지, 더 안전한 의약품과 같은 시대의 중요한 혁신들이 더 다양한 지역에서 나오고 전 세계에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발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이번 협력에 대해 미국 내에서는 전략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일각에서는 첨단 AI 모델 개발 및 훈련의 핵심인 미국 반도체가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가진 기업 및 국가에 공유되는 점에 대해 국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우려는 G42에 집중되고 있는데 G42가 그동안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 기업 화웨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G42는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15억 달러 규모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화웨이 등 중국 기업과 관계를 청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일각에서는 G42가 약속을 실제로 이행할지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이번 오픈AI의 UAE 데이터센터 구축은 AI 기술의 글로벌 확산과 UAE의 AI 허브 도약이라는 긍정적 측면과 함께 미-중 기술 갈등 및 안보 논란이라는 복합적인 양상을 동시에 안고 있다. 향후 G42의 대중국 관계 청산 약속 이행 여부와 미국의 규제 움직임이 프로젝트의 순항 여부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AI 패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번 협력이 가져올 파장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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