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iM금융지주 등 3대 지방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합산은 6322억원으로 전년 동기 6980억원보다 약 658억원 줄었다. 감소율은 9.4%에 달한다
같은 기간 주요 시중은행은 역대급 실적을 경신했다. 고금리 수혜로 이자이익이 확대된 가운데 비이자 부문에서도 수수료 이익과 자산관리 수익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수익 구조가 안정된 반면 지방은행은 자산건전성 악화와 이자이익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 금고 사업에서도 시중은행이 시장을 장악하며 지방은행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지방금고는 해당 지역 내 공공자금 운영과 자금 집행을 맡는 사업으로 과거에는 지역은행의 주요 수익원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대형 시중은행들이 대거 진출하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또 지방 기업·소상공인 등이 불경기에 상환 어려움을 겪으면서 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BNK금융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1.12%로 전년 동기(0.90%) 대비 0.22%p 상승했다. 같은 기간 iM금융은 1.17%에서 1.71%, JB금융은 1.17%에서 1.52%로 모두 증가했다.
핵심 자회사인 지방은행들의 무수익여신(회수가 불가능하다 판단되는 부실채권) 비율도 모두 전년보다 올랐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매년 이자장사로 호실적을 내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벌어들인 이자이익만 10조5270억원 규모다.
특히 지방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마저 침체된 상황에서 통상 지방은행이 운영하는 게 관례였던 지방자치단체 금고 운영 마저 시중은행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지자체 금고는 해당 지자체의 각종 자금관리 운영과 세입·세출금의 수납관리 및 유가증권 출납 보관 등 업무를 취급하는 곳으로, 저원가성 예금과 잠재 고객 확보가 가능해 지방은행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였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막대한 출연금을 쏟아내며 금고 입찰 경쟁에도 뛰어들면서 지방은행의 입지는 더 밀리게 됐다. 행정안전부의 금고 지정 평가기준 6가지엔 금융기관의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 지역사회 기여 및 자치단체와 협력사업 등이 있어 은행의 실적과 출연금은 점수를 받는 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제 지난해 지방은행의 주요 거점 6개 지역(부산·광주·전북·전남·경남·제주)의 금고(1·2금고) 155개 중 절반 이상인 80개를 시중은행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에 공시된 올해 지자체 금고 지정 현황에서는 시중은행중 농협은행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도 농협은행은 지자체 금고 70% 이상을 운영하면서 연간 1조원 넘는 수익을 거둬 독과점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앞서 지난해 3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만난 3대 지방금융지주 회장 및 지방은행장들은 지자체 금고 선정 시 은행의 '지역재투자 평가결과'를 적극 반영해 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지역재투자 평가는 지자체 금고를 지정할 때 활용하는데, 해당 지역의 경제 성장에 은행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다. 시중은행에 집중된 금고 선정을 막고, 과한 출연금 경쟁을 지양하기 위해 이 평가 비중을 높여야 한단 제언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비대면 거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금융·비금융 정보기술(IT) 역량을 갖춘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고객이 이탈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에 지방은행들은 인터넷은행의 모바일 기술력과 지방은행의 강한 인프라 네트워크를 결합한 협업으로 노선을 틀고 있다.
광주은행과 토스뱅크가 처음으로 시도한 공동 대출 상품을 시작으로 부산은행과 케이뱅크도 공동 대출 등 은행간 강점을 살린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전북은행도 카카오뱅크와 손잡았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은행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금공급 기반이 (시중은행에) 빼앗기면 지방은행의 경영 어려움은 지속될 수밖에 없어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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