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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게임을 PC·콘솔에서 동시에…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은 '크로스플랫폼'

이지환 기자 2025-03-05 16:45:19
PC·콘솔 게임 선호도 꾸준히 증가…플랫폼 다변화 가속 '카잔'·'인조이' 등 3월 출격 '대작'들도 크로스플랫폼 적용
넥슨 '퍼스트 버서커: 카잔' [사진=넥슨]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게임 업계는 모바일 플랫폼 중심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PC와 콘솔을 아우르는 '크로스 플랫폼'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크로스 플랫폼은 동일한 게임을 서로 다른 플랫폼에서 구매한 이용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을 의미한다. 이 같은 변화는 이용자들이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을 즐기길 원한다는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년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이용자들의 PC·콘솔 게임 선호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콘솔 게임 이용률은 지난해 26.7%를 기록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크로스 플랫폼 전략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지난해 인기 게임 톱 200개 타이틀 중 절반 이상이 PC, 엑스박스(Xbox), 플레이스테이션(PS) 등 3개 플랫폼을 동시에 지원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게임사들은 크로스 플랫폼 게임 출시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넥슨은 오는 27~28일 '마비노기 모바일'과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공개한다. 인기 IP(지식재산권) 확장의 일환으로 선보이는 '마비노기 모바일'은 PC와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AAA급 기대작으로 꼽히는 '카잔'은 스팀(Steam, PC), 플레이스테이션(PS, 콘솔),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MS Store, Xbox) 등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특히 지난 1월 공개된 체험판에서는 전투 공방을 강조한 하드코어 액션과 콘솔에 최적화된 조작감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크래프톤 '인조이'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 역시 오는 28일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 게임 '인조이'를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 형태로 출시한다. '인조이'는 먼저 PC 버전으로 공개된 뒤 추후 콘솔 확장팩(DLC) 형태로 추가될 예정이다. 자세한 정보는 오는 19일 진행되는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공개된다.

특히 '인조이'는 엔비디아(NVIDIA)의 인공지능(AI) 플랫폼 'ACE'를 활용한 CPC(Co-Playable Character) 시스템을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CPC는 기존 NPC(Non-Playable Character)와 달리 정해진 대사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통해 플레이어의 행동을 분석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PS5 독점 타이틀로 출시됐던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는 오는 6월 PC 버전으로 발매된다. 시프트업은 지난달 10일 실적 발표에서 "PC를 비롯한 멀티 플랫폼 확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원활한 크로스 플랫폼 지원을 위해서는 상당한 개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지스타'에서 "플랫폼별 이용자 니즈에 맞춰 빌드를 수정하는 등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며 "모바일·PC·콘솔을 동시에 출시할 경우 개발 기간이 상당히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유현석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직무대행 역시 "게임사들이 각 플랫폼의 하드웨어 성능과 소프트웨어 환경 차이에 관계없이 일관된 품질과 게임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도의 최적화 작업이 요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크로스 플랫폼 전략은 게임의 성장과 수익성 확대에 기여하며 업계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각 플랫폼에 최적화된 개발과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보다 면밀한 계획과 기술적 준비가 필수적이라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