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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운반선에 AI 입힌다…적재 최적화로 해상운송 '데이터 경쟁' 신호탄

정보운 기자 2026-02-12 10:43:20

6000대 설계 숙련 의존서 알고리즘 기반 전환

체선 비용 줄이고 운항 효율 높인다

적재·하역·감항성까지 고려한 운영 모델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운반선과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차량들 모습이다. [사진=현대글로비스]

[이코노믹데일리] 현대글로비스가 자동차운반선(PCTC) 운용에 인공지능(AI)을 본격 도입하며 해상운송 수익성 구조의 디지털 전환에 나섰다.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선박 적재 효율·항해 안전·하역 시간까지 동시에 개선하는 구조를 구축하며 원가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자체 개발한 'AI 기반 선박 적재계획(Auto Stowage Planning)' 수립 기술을 자사 자동차운반선에 순차 적용한다. 적재계획은 선박에 차량을 어떻게 배치할지를 사전에 설계하는 과정으로 운송 효율성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공정이다.

자동차운반선 한 척에는 수천 대의 차량이 다양한 목적지를 향해 실린다. 기항 순서와 하역 일정, 차량의 중량·높이·하중 제한 등을 고려하지 못하면 중간 기항지에서 대량의 차량을 다시 내렸다가 재적재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한다. 이는 곧 체선(滯船) 비용 증가와 운항 지연으로 이어진다. 적재계획은 단순 배치 문제가 아니라 비용 구조와 직결된 영역이라는 의미다.

현대글로비스의 알고리즘은 선적·양하 정보와 기항 순서, 차량 특성 데이터를 입력하면 선박 내부 구조를 구역별로 분석해 최적의 적재 위치를 자동 도출한다. 선박 각 층(DECK)의 높이와 허용 하중을 고려해 고중량 화물은 하층부에 배치하고 하역 순서에 맞춰 차량 동선 충돌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감항성 확보 역시 주요 고려 요소다.

이번 기술의 의미는 '숙련 인력 의존형'이던 적재 설계를 데이터 기반 구조로 전환했다는 데 있다. 자동차운반선은 선박마다 내부 구조가 다르고 화물 구성도 매번 달라 일률적 기준 적용이 어렵다. 기존에는 6000대 이상 차량을 적재할 때 전문 인력이 약 27시간을 들여 설계를 진행해 왔다. 회사 측은 AI 적용 시 소요 시간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향후 90% 이상 단축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자동차 해상운송 시장의 '운영 경쟁' 심화 흐름과 연결한다. 완성차 물동량은 경기와 판매 환경에 따라 변동성이 큰 반면, 선박 확보 비용과 연료비 부담은 고정적이다. 같은 선박으로 더 빠르게 더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능력이 수익성을 가르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자동차운반선 시장은 친환경 선박 투자 확대와 선가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운임 강세 국면에서도 장기적으로는 운용 효율 개선 없이는 마진 방어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AI 기반 적재 최적화는 선박 추가 투입 없이도 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해석된다.

현대글로비스는 해당 기술을 운용 중인 모든 자동차운반선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이 기술이 단순 적재 설계를 넘어 항로 최적화, 연료 사용량 예측, 하역 자동화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해상운송이 '선박 확보 경쟁'에서 '데이터 기반 운영 경쟁'으로 전환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해당 기술로 수립한 적재계획에 따라 선적과 양하 작업을 한 결과 전문인력이 설계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보였고 적재계획 수립 소요 시간은 기존(약 27시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기술이 고도화되면 9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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