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속개회의에는 196개 당사국을 비롯해 국제기구, 전문가 등 약 900여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환경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 공무원과 전문가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이 참석했다.
나흘간 열린 이번 속개회의는 지난해 10월 콜롬비아 칼리에서 열린 제16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6)가 폐막 시간을 넘겨 일부 의제가 정족수 미달로 회의가 정회되는 바람에 열린 후속 회의다.
제16차 당사국총회에서는 △토착민 및 지역공동체 전담 부속기구 신설 △디지털 서열 정보(DSI)의 이용에 따른 자발적 다자이익 공유체계인 '칼리 기금(Cali fund)' 신설 등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당사국 간 합의가 도출됐다.
‘디지털 서열 정보(DSI)’란 나고야의정서 대상(실물 유전자원)에 해당하지 않는 디엔에이(DNA) 염기서열 등 디지털 정보를 의미한다. '나고야의정서'란 생물다양성협약의 부속의정서로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0차 CBD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됐으며 지구상 생물종을 보전하고 유전자원을 사용하며 생기는 이익을 공유하기 위해 맺어진 국제협약이다.
그러나 당초 예정된 폐막 시각을 넘겨 생물다양성 협약 이행을 위한 ‘자원 동원(Resource mobilization)’ 의제와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lobal Biodiversity Framework) 이행점검 체계’ 등을 논의하던 과정 중 정족수 미달로 회의가 정회됐다.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lobal Biodiversity Framework)’는 제15차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생물다양성 분야의 국제목표다.
이번 속개회의는 자원 동원 등 미합의 의제에 대해 당사국 간 합의를 이끌기 위해 마련돼 △중장기적인 생물다양성 재원 격차 해소를 합의하고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의 전 지구적 이행 검토체계에 대한 합의가 도출됐다.
속개 회의 결과 당사국들은 2030년까지 공공·민간 재원을 포함한 모든 출처로부터의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재원 흐름 강화 방안 마련과 생물다양성협약의 이행 지원을 위한 영구적인 재정 체계 수립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에 합의했다.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는 2030년까지 전 지구적으로 연간 최소 2000억 달러의 생물다양성 재원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2022년 기준 마련된 생물다양성 재원은 150억 달러 수준에 그쳐 개발도상국들은 심각한 생물다양성 재원 격차에 직면하고 있다. 이번 속개회의에서의 합의는 중장기적인 생물다양성 재원 격차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속개회의에서는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의 전 지구적 이행 검토체계에 대한 합의가 도출됨으로써 당사국들은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 실천 목표(Target)별 이행평가지표를 확정하고, 전 지구적 이행 검토를 위해 2026년 2월과 2029년 6월 두 차례 국가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합의했다.
이를 위해 오는 2028년 말 개최될 제18차 당사국총회에서 기존 관련 재원 흐름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신규 생물다양성 전용 기금의 지정 또는 설립 여부·방향을 결정하고, 2030년 말 개최될 제19차 당사국총회까지 생물다양성협약의 영구적인 재정 체계를 완성할 예정이다.
생물다양성 당사국총회는 2년마다 열리며 제17차 총회는 2026년 말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 밖에 속개회의 첫날 칼리 기금 출범행사도 진행됐다. 칼리 기금의 공여 대상은 디지털 서열 정보(DSI)를 상업적으로 이용해 이익을 얻는 대형 기업으로, 공공 데이터 베이스(DB) 및 학술 연구기관은 기금 공여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칼리 기금은 개발도상국과 토착민 및 지역공동체의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 이행 및 역량 강화 등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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