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새 짝 만난 해운 얼라이언스…HMM 위기 아니다

박연수 기자 2025-02-18 06:00:00
제미나이·프리미어 출범으로 얼라이언스 '지각 변동' HMM은 신규로 세계 1위 해운사 MSC와 협업 개시 슬롯교환·초대형 선박은 HMM의 '배타적 경쟁력'
[사진=HMM]
[이코노믹데일리]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MSC와 세계 2위 머스크가 결별을 선언하며 글로벌 해운 얼라이언스 시장에 '지각 변동'이 발생했다. 지각 변동으로 인해 우리 국적 해운사 HMM이 속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의 선복 점유율이 낮아졌다. 이로 인해 HMM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기도 했지만 그 이면은 의외로 견고하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해운 얼라이언스는 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 총량인 선복과 노선 등을 공유하며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상호 시너지를 노리는 연합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17일 "올해 새로운 해운 얼라이언스가 2개나 탄생했으며 각자 얼라이언스만의 전략을 마련해 경쟁력을 올려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해운 얼라이언스의 새로운 3강 구도는 이전부터 얼라이언스 강자 자리를 유지하던 오션 얼라이언스와 이달 새롭게 출범한 제미나이 얼라이언스,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다.

가장 많은 선복량을 가진 오션 얼라이언스는 프랑스 CMA-CGM, 중국 코스코, 대만 에버그린, 홍콩 OOCL이 모여 이뤄졌다. 지난 1일 새롭게 출범한 제미나이 얼라이언스는 덴마크 머스크와 독일 하파그로이드가 협력한다. 마지막으로 HMM이 속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의 경우 일본의 ONE, 대만의 양밍이 뭉쳤다.

오션 얼라이언스의 특장점은 '선복 점유율'이다. 2024년 12월 기준 선복량 상위권 기업이 모여 가장 많은 선복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제미나이 얼라이언스는 새로운 전략으로 '허브 앤 스포크'를 제시했다. 이 전략을 활용해 정시성은 높이고 탄소배출은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허브 앤 스포크 전략은 중앙 허브를 통해 여러 목적지에 상품을 집중적으로 운송하고 배분하는 것이다. 따라서 운송 비용을 절감하고 배송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실제 글로벌 선사들의 정시성은 코로나 펜데믹이 시작된 2021년 35.8%까지 떨어졌다가 2023년 67.7%로 개선했지만 최근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두 얼라이언스에 비해 낮은 선복 점유율을 가졌으며 큰 특색을 소유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은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의 경우 장점이 돋보이지 않는다"며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새로운 노선 탐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해당 얼라이언스에 속한 HMM의 성장에는 문제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HMM이 속한 얼라이언스의 크기는 작지만, 슬롯교환 방식으로 노선을 확보하고 있으며 HMM의 장점인 '초대형 선박'을 통해 '시장의 선택'을 우선적으로 받고 있어서다. 

실제 HMM은 지난해 9월부터 세계 1위 해운사인 스위스 MSC와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선복교환 방식으로 협력하며 HMM의 약점으로 꼽히던 유럽 노선을 8개에서 11개로 확대했다. 

HMM 관계자는 "얼라이언스가 크다 해서 무조건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HMM의 경우 '초대형 선박'이란 HMM만의 장점을 통해 운임 원가율을 낮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HMM은 지난해 매출 11조7002억원, 영업이익 3조5128억원을 기록하며 30%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