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해운 얼라이언스 대지각 변동…'프리미어 얼라이언스' 경쟁력 의문

박연수 기자 2024-09-19 06:00:00
HMM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구축 유럽 노선 확장…점유율 11.4% 한계 규모의 경제, 정시성 등 전략 필요
[사진=HMM]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MSC와 세계 2위 머스크가 결별을 선언한 뒤 글로벌 얼라이언스는 '지각 변동'이라는 예고된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 10일 국적 해운사 HMM이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구축을 발표한 것도 이 같은 흐름에서 나왔다. 얼라이언스는 각 해운사가 거점 항로를 모두 운항하는 게 불가능해 동맹을 맺어 노선과 선박을 공유하는 협정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18일 "기존 해운 얼라이언스가 해체 과정을 밟으면서 2025년 2월부터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와 '오션 얼라이언스', '제미나이' 세 곳이 각축을 벌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HMM이 속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기존 '디 얼라이언스'에서 독일 선사인 하파그로이드가 떠나면서 새롭게 출범한 동맹이다. HMM과 일본 오엔이(ONE), 대만 양밍 등 해운사들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북미·유럽 간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약점으로 꼽히던 유럽 노선은 MSC와의 협력으로 기존 8개에서 11개로 늘렸다.
  
김경배 HMM 사장은 “현존하는 글로벌 얼라이언스 중 가장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서비스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은 "점유율 1등을 자랑하는 오션 얼라이언스, 정시성을 강조하는 제미나이와 달리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오션 얼라이언스의 강점은 높은 선복 점유율이다. 프랑스 CMA-CGM, 중국 코스코, 대만 에버그린, 홍콩 OOCL이 참여해 29%나 된다. 지난 2월엔 2027년이던 계약 만료기간을 2032년까지 연장해 안정적인 관계성도 보였다. 높은 점유율을 이용해 안정적인 해상 운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비해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의 선복 점유율은 11.4%에 불과하다. 하파그로이드 탈퇴로 제기된 선복량 감소를 MSC와의 선복 교환 협업으로 극복했지만 유럽 노선에 국한돼 있다는 한계가 있다.

머스크와 하파그로이드가 뭉친 제미나이는 21.7%의 높은 선복량과 함께 ‘정시성’을 자랑한다. 목표로 세운 건 정시성 90% 달성이다. 제미나이에 속한 머스크는 64.9%로 해운사들 중 가장 높은 정시성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의 정시성은 2021년 35.8%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67.7%로 개선됐다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구 협회장은 "제미나이는 비싼 운임에도 높은 정시성을 요구하는 시장 수요를 정조준한 것"이라며 “해운 물류 시장에서 포지셔닝을 제대로 하려면 규모의 경제나 정시성 같은 명확한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걸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