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밖에선 미국, 안에선 중국...한국 자동차 업계 '덜덜'

박연수 기자 2025-02-13 15:48:38
트럼프 관세와 BYD의 습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자동차 업계가 '내우외환'의 위기를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풍'과 중국 전기차(EV) 기업 BYD(비야디)의 국내 상륙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관세 부과 검토 대상으로 자동차를 언급했다. 우리는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관세 없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자동차는 대미 수출 1등으로 대표적인 효자상품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 200 달러 이상 품목을 기준으로 자동차(49.1%)와 자동차 부품(36.5%)이 가장 높은 대미 수출액을 기록했다. 이에 관세 부과시 산업계뿐 아니라 국내 경제에도 큰 타격을 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국내 생산 물량의 80% 이상을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GM에게 관세는 큰 위협이다. 지난해 한국GM의 미국 수출 물량은 41만8782대로 전체 생산량(49만9559대)의 83.8%에 달했다. 이에 따라 관세 부과시 기업 생존 자체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 현대차그룹의 경우 미국 내 생산량을 늘려 관세 장벽을 넘고자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호세 무뇨스 현대차그룹 대표는 최근 정책 변화에 따라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그간 무관세로 조달하던 한국산 철강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미국 현지 생산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차그룹은 한국에서 생산된 철강과 알루미늄을 미국으로 들여와 북미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철강·알루미늄 가격이 오르면 이를 부품으로 사용하는 완성차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미 수출에 빨간불이 켜진 현재, 내수 시장도 순탄치 않다. 비야디의 국내 상륙으로 중국산 저가 자동차의 습격이 본격화되면서다. 

비야디는 지난달 출범식을 열고 첫 국내 상륙 모델로 'BYD 아토 3'를 선보였다. 아토 3는 2022년 출시 이래 전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100 만대 이상 판매되며 우수한 상품성이 검증된 차량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출시 1주일만에 예약 판매 1000대를 기록했다. 
 
아토 3가 빠른 판매고를 올리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있다. 3000만원 초반대로 형성된 아토 3는 국내 타 브랜드 경쟁 모델에 비해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선 트럼프 대통령과의 타협, 자동차 기업의 모델 라인업 다양화가 대안으로 뽑힌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중국의 저가 자동차에 대응하기 위해선 국내 기업들도 저가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관세폭풍 대응책으로 이항구 전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한국의 현지 생산 규모와 미국 제조업계 노동자 부족 현상 등을 협상 수단으로 제시해 트럼프 2기 관세 파고를 헤쳐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