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재계, '트럼프노믹스 2.0'에 대응하는 자세··· 워싱턴행 잰걸음

임효진·박연수 기자 2024-11-08 22:16:34
다음달 워싱턴서 한미 재계회의··· 4대 그룹 사장단은 참석 고려 최종현학원 이사장 최태원 회장, TPD 참석 위해 2월 워싱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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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믹데일리]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의 승자가 가려지면서 우리나라 경제계와 기업도 워싱턴행을 고민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연결고리를 찾아 한국 기업의 요청 사항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재계 관계자는 8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내년 2월 워싱턴에서 미국 정·재계 인사들을 만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방문의 명분은 제4회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참석이다. TPD는 한미일 3국 전·현직 고위 관료와 재계 인사, 석학 등이 모여 태평양 지역 국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최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최종현학술원이 지난 2021년 발족했다. 매년 TPD는 12월에 열렸고 최 회장도 학술원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했는데, 이번에는 미국 대선 일정을 고려해 내년 2월로 연기했다. 

앞서 최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명의로 축하 서한을 보냈다. 

최 회장은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미국 경제회복을 가속화하고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며 “한미 양국은 지난 70년간 굳건한 안보 동맹을 기반으로 긴밀한 경제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미국 제조업 강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간 경제협력의 필요성도 얘기했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는 미국 경제계의 오랜 파트너로서 양국 간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미국 기업은 물론 정부 기관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해 왔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양국의 협력 기회를 창출하고 오랜 파트너십이 더욱 굳건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내년 11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경제인 행사를 주재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참여를 요청할 예정이다.

당장 주목받는 건 다음달 한국경제인협회와 미국상공회의소가 워싱턴에서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35차 한미 재계회의다. 이 곳에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 사장단이 참석할지 주목된다. 한경협은 위원장인 류진 한경협 회장을 제외한 참석 인사는 미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4대 그룹들도 모두 참여를 고려 중이라는 입장만 전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한미 재계회의는 그 동안 사장단급이 갔다"는 말로 대신했다.

평소처럼 사장단급이 가더라도 이번 참석엔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그저 행사에 참석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향후 접촉해야 할 사람들을 만나는 등 사전 정지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통으로 알려진 류진 한경협 회장이 재계회의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류 회장은 아버지인 류찬우 풍산 창업주가 구축한 해외 인맥 등을 토대로 조지 H.W.부시 전 대통령,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도 인연을 맺었다. 2001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부시 부자와의 인연을 계기로 트럼프 당선인 측 인맥을 쌓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미 의회는 물론 차기 행정부에 입성할 인사 등과 만남이 이뤄질 수도 있다. 트럼프 인수위원회는 다음달 가동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