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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AI 융합으로 '디지털 혁신 파트너' 도약 나서

선재관 2024-08-22 05:00:00
김영섭 대표 취임 1주년, AICT 기업으로의 전환 가속화 조직 슬림화와 AI 인재 확보로 체질 개선 본격화 통신·AI 결합 킬러 서비스 발굴과 ICT 생태계 활성화 과제 부각
김영섭 KT 대표이사 [그래픽=선재관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김영섭 KT 대표는 오는 30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이한다.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등장한 김 대표는 지난 1년간 AICT(AI+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핵심 비전으로 제시하며 KT의 체질 개선과 미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왔다. 특히 인공지능(AI) 역량 강화에 집중하며 통신 기업을 넘어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 실질 중심의 경영 철학 확립...AICT 기업 전환 비전 제시

김 대표는 지난해 8월 3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취임 직후부터 그는 과도한 의전과 보여주기식 행사를 과감히 없애고 실질적 이익을 창출하는 조직 문화 정립에 주력했다. 이는 KT가 직면한 경영 환경의 변화와 미래 도전 과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김 대표는 유럽 지역 마이크로소프트(MS) 소버린 AI·클라우드 구축 현장을 방문하고 돌아와 하반기 경영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직접 확인하고 KT의 미래 전략에 반영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지난 2월 'AICT 기업' 전환 비전을 공식적으로 제시했다. 이는 KT의 기존 통신 역량에 IT와 AI를 융합해 새로운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이었다. 이를 위해 KT는 MS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소버린 AI·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비효율 사업을 과감히 정리·개편하고 있다. 로봇, 르완다 사업 등 수익성이 낮거나 미래 전략과 맞지 않는 사업들을 정리하고, AI와 미디어·콘텐츠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 동시에 AI 해커톤과 숨은 고수 발굴 등 임직원의 AI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KT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 대표 취임 후 최저점에서 약 20% 상승했다, 이는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AI와 통신 역량을 결합한 '킬러 서비스'가 아직 뚜렷하게 자리 잡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과제가 남아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AI 기술을 활용한 실질적인 수익 창출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 조직 슬림화와 AI 인재 확보 전략

KT는 '조용한 조직 개편'을 통해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KT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KT 직원 수는 1만9370명으로 지난해 말(1만9737명) 대비 367명(1.9%) 감소했다. 작년 6월 말(2만117명)과 비교하면 1년 새 747명(3.71%)이 줄어든 수치다.

최근 10년간의 사업보고서·반기보고서를 종합하면 KT 직원 수는 2014~2018년 증감을 반복하며 2만3000명대를 유지하다가 2018년 말 2만3835명을 정점으로 매 반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6월 이후 10년간의 감소폭은 18.8%에 달한다.

직원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는 고연령자의 자연 퇴직이 지목된다. KT는 향후 5~6년간 정년 퇴직자가 1000여명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의 인력 감축은 인위적인 구조 조정이 아닌 자연스러운 인력 감소를 통해 이루어졌다. 김 대표는 취임 초기 "대규모의 인위적 구조 조정을 감행할 필요는 없다"고 밝힌 바 있지만, 실제로는 신규 채용을 줄이고 퇴직 인원을 통한 자연스러운 인력 감축을 추진해왔다. 이러한 전략은 KT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퇴직 인원에 미치지 못하는 신규 채용 인원도 직원 감소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KT의 신규 채용 직원은 2020년 273명, 2021년 357명, 2022년 669명, 지난해 254명으로 집계됐다. 김 대표는 지난해 9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대규모의 인위적 구조조정을 감행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자연 감소를 통한 점진적인 인력 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의 인력 감축 기조는 AI 인력을 적극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 초 전 직급 채용공고를 통해 '초거대 AI 기술개발' 등 R&D(연구개발) 분야 인력을 모집하면서,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 사업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경력 사원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는 AI 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미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다.

◆ 킬러 서비스 발굴과 ICT 생태계 활성화

KT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김영섭표' AI 서비스의 개발이다. 통신과 AI 역량을 결합한 킬러 서비스를 발굴해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KT는 오는 10월 MS와의 구체적인 협업 성과물을 선보일 계획이다.

 
김영섭(왼쪽) KT 대표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 경영자(CEO)가 지난 6월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파트너십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T]

MS와의 협력은 KT의 글로벌 기술 AI 역량 확보를 위한 전략이지만, 일각에서는 외산 기술 의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자체 기술력 확보와 국내 AI 생태계 육성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KT 관계자는 "MS 클라우드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이며, 플랫폼 위에서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솔루션은 현재의 생태계 전략과 동일하게 파트너들과 함께 개발할 것"이라며 "3만원대 5G 요금제를 가장 먼저 출시한 사례처럼 정부 정책에도 적극 협조하며 국민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통신 분야에서는 기존 KT 임원을 중용했지만, AI·클라우드, 대외협력·법무 등 신규 사업 분야에서는 외부 인력을 적극 등용했다. 이에 따라 내부 화합과 소통 문화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발생한 유선전화 장애와 같은 통신망·인프라 문제는 국가 기간통신망을 관리하는 KT의 책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따라서 미래 사업 확장과 함께 기존 통신 인프라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KT는 김영섭 대표의 리더십 아래 AI와 통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MS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AI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KT는 오는 10월 MS와의 협업 성과물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실질적인 수익 창출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내부 화합과 소통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김 대표는 통신 분야에서는 기존 KT 임원을 중용하면서도, AI·클라우드, 대외협력·법무 등 분야에서는 외부 인력을 적극 등용해왔다. 이는 KT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인력 운영의 일환이지만, 내부적인 화합과 소통 문화를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의 공식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남은 임기 동안 AI 분야에서 가시적인 수익 창출 성과를 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 체질 개선과 수익성 실현이 본 궤도에 오를 경우, 연임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KT는 국내 통신 3사(SK텔레콤, LG유플러스) 중 유일하게 대표이사 임기를 3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동통신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KT의 미래 전략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