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인더스토리] '포철'에서 '포소'로…사업 다각화 나선 기업들

박연수 기자 2024-07-22 15:05:17
포스코 "우린 철강기업 아닙니다" 미래 기술에 투자하는 테슬라
경상북도 포항에 있는 포스코 본사(사진 위)와 포스코 기업 비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포스코 홈페이지] 
[이코노믹데일리] <편집자주> 인더스토리는 현장을 뛰는 산업부 기자들의 취재 뒷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지면에 미처 담지 못한 생생한 후기를 쉽고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최근 대외적으로 알려진 기업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철강 만드는 기업 ‘포스코’와 자동차 만드는 기업 ‘테슬라’가 여기에 속합니다. 세월과 비용을 들여 어렵게 브랜딩한 기업들이 굳이 정체성을 바꾸려는 이유, 무엇일까요? 그들의 설명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과거 ‘포철’로 불리던 포스코는 최근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힘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를 묻기 위해 최근 만난 포스코홀딩스 관계자에게 질문했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흥미로웠습니다. “다들 오해하시는데 우린 철강 기업이 아니다. 우린 ‘소재’ 기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포스코가 정체성에 변화를 시도하는 건 포스코 홈페이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을 기업 비전으로 적시하며 소재 기업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흔히 전기차 기업으로 인지하고 있는 테슬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테슬라는 자동차부터 우주 관련 사업까지 미래 기술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테슬라 공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중에겐 자동차 회사로 널리 알려진 테슬라도 '자동차 회사가 아니다'라고 주장합니다.

최근 수입차협회 관계자가 전한 말에는 테슬라의 이 같은 입장을 엿볼 수 있습니다. 테슬라의 수입차 협회 가입 추진과 관련된 질문에 협회 관계자는 “테슬라는 스스로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고 한다”며 “현재 마땅한 접촉 포인트도 없는 상황”이라 말했습니다.  

최근 테슬라의 신규 채용에서도 이들의 기업 정체성을 꿰뚫어 볼 수 있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테슬라가 인공지능(AI)과 로봇 공학, 에너지 등 미래 기술 분야에서 약 8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블룸버그는 "이번 채용은 일론 머스크의 미래 비전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머스크는 테슬라를 전기차 회사라기보다 AI·로봇·지속가능에너지 회사로 보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이쯤되면 이들 기업이 정체성의 변화를 추구한 이유를 눈치채셨을 겁니다. ‘사업 다각화’입니다. 외연 확장을 통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미래 먹거리로 향하는 기업들의 발 빠른 변화가 정체성의 변화로 드러난 셈입니다.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변화하는 기업들에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