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車운반선 운임 7배 급등 …"2026년까지 지속"

임효진 수습기자 2024-02-26 16:09:42
자동차선 운임 2019년보다 7배 올라 중국 전기차 수출 급증 주요인 현대글로비스 한발 늦었다는 지적도
(왼쪽부터)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이 지난 6일 경기 평택시 ‘현대글로비스 평택항 자동차 전용 터미널’에서 열린 '1만800대적 초대형 자동차운반선(PCTC) 확보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글로비스]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중국의 비야디(BYD)가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에 등극한 여파로 자동차 운반선 운임이 치솟았다. 중국의 전기차 수출량이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자동차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선 운임이 역대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2026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자동차선 품귀 현상으로 르노코리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 등은 자동차선을 제때 구하지 못해 수출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현대글로비스가 자동차선을 늘린다고 발표했지만, 한동안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운임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공급이 수요에 훨씬 미치지 못하면서 자동차선 운임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자동차선 운임은 지난 1월 6500CEU(차량 한대를 운반할 수 있는 공간 단위)급 자동차선 기준 11만5000달러(약 1억5300만원)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9년보다 평균 7배 오른 수준이다.

자동차선 부족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자동차 생산 공장이 가동 중단되자 해운사들이 기존 노후 선박을 폐기한 여파다. 이때 선주들이 새로운 선박 발주를 줄인 영향도 더해졌다.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2016~2020년 해외 공장을 늘렸기 때문에 운반선 수요가 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예측과 달리 자동차 수출은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 글로벌 자동차 물동량의 42%를 차지하던 극동(한·중·일) 물동량은 지난해 51%로 늘었다. 특히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지난 2020년 60만대 수준에서 지난해 300만대로 5배 가까이 늘었다. 한국의 물동량도 2020년 214만대에서 지난해 306만대로 40% 넘게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의 경우 해상 운송 외에는 대안이 없어 운송 선박 부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 해결을 위해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82척인 자동차선을 내년과 내후년 각각 96척과 102척으로 확대하고, 2027년에는 110척까지 확보·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현대글로비스는 LNG 이중연료 추진 엔진 자동차 운반선 12척을 확보한다고 공시했다.

한편 현대글로비스의 대응이 한발 늦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구교훈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교수는 "현대글로비스가 자동차 수출 증가에 선제적 대응을 못하고 한발 늦은 건 사실"이라며 "새로 발주한 선박이 2027년에 쏟아지면서 공급 과잉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는 "선박 부족에 따른 기회비용이 아쉽다"고 지난해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