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글로벌 물류 기업 DHL 익스프레스는 지난해 항공 물류 탈(脫)탄소화를 위해 2030년까지 7년간 지속가능 항공유 170만t을 공급 받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페덱스 익스프레스(페덱스)는 지난해 8월 아시아‧태평양, 중동‧지역 고객들이 페덱스 이용 시 페덱스 네트워크 내 화물의 탄소배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신규 툴 ‘FedEx Sustainability Insights’를 최근 도입, 고객이 공급망 내 배출량에 대해 더 잘 파악할 수 있도록 서비스 하고 있다. 또 미국 최대 유통‧물류 기업 아마존은 2040년까지 탄소 중립 완료를 선언하는 등 글로벌 물류 기업들 사이에 친환경 물류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나라 물류 기업들도 이 같은 글로벌 추세에 발맞춰 '그린 물류' 구축에 나서고 있다.
◆HMM, “화물 운송 全구간 탄소배출량 산정"…그린 세일링 서비스도 시작
종합해운 물류기업 HMM은 화물의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산정하는 공급망 탄소계산기를 신규 개발했다. HMM이 지난 3일 새롭게 선보인 HMM 공급망 탄소계산기는 화물의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선박은 물론 철도, 트럭 등 다양한 운송 수단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HMM은 약 120만건의 DB(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운송 거리를 측정하고 온실가스 배출 관련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GLEC(Global Logistics Emissions Council)와 CC(Clean Cargo) 데이터를 활용해 배출계수를 산정했다. GLEC는 물류 활동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을 측정·보고하는 단체이며, CC는 해상 물류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측정·보고하는 단체다.
특히 해상 배출계수는 HMM의 친환경 선박 데이터를 적극 적용하는 한편 글로벌 선사의 데이터도 반영해 효율성과 공신력을 확보했다. 화주는 HMM의 공급망 탄소계산기를 통해 화물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상 탄소 배출량을 계산해 사전에 선하증권(B/L)에 표기할 수 있다. 실제 운송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정된 배출량을 별도의 증서로 발급 받을 수도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생각하는 경영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이슈는 탄소배출 저감이다.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배출하는 탄소(스코프 1, 2)는 물론 원자재 생산, 제품 운송, 제품 사용 등 기업의 영향력 범위 외에서 발생하는 탄소(스코프 3)까지 보고를 의무화하는 추세다. HMM의 공급망 탄소계산기를 통해 제공하는 데이터는 친환경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스코프 3 배출량 보고에 활용될 전망이다.
HMM은 그린 세일링 서비스도 새롭게 시작한다. 이는 HMM이 저탄소 연료 구매 및 사용을 통해 선박 운항 시 직접적으로 감소시킨 탄소 감축량을 거래하는 것으로, 화주 및 관련 기업의 스코프 3 탄소 배출량 감축에 도움이 된다.
HMM은 지난 10년 동안 TEU(6m 길이 컨테이너 1개)당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탄소 감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오 연료 활용, LNG 추진선 계약 및 메탄올 추진선 발주, 무탄소 연료 개발 협력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항 신항, 올 3월 국내 첫 완전자동화 항만으로 西컨테이너 2-5단계 개장···전기구동, 탄소배출량 제로화
오는 3월 중순, 부산항 신항 서(西)컨테이너 2-5단계가 국내 첫 완전자동화 항만으로 개장한다. 부두 길이 1050m, 최대 수심 20m로 2만2000 TEU급 초대형선 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다.
이번에 완공된 신항 터미널 운영을 담당할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DGT)에 따르면 당초 반(半)자동화로 계획된 서컨테이너 2-5단계는 인구 감소로 인한 인력난 극복과 함께 탄소 배출량 제로화 추세에 따라 약 10만 TEU 이상 컨테이너를 수용할 수 있는 장치장을 갖춘 완전자동화 항만으로 조성된다.
완전자동화 항만은 안전성·정시성·효율성·친환경성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터미널 내에 완전 무인 작업 환경을 구축, 24시간 안정적 작업이 가능해 생산성·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장에 투입되는 근로자가 없다 보니 각종 안전사고에서 자유롭다. 크레인, 무인이송장비(AGV) 등 주요 하역·운송장비들이 모두 전기로 구동돼 탄소 배출량 제로화가 가능하다.
DGT는 지난해 10월 시연회 당시 안벽 크레인과 트랜스퍼크레인 AGV에 대한 개별 장비 테스트와 각 장비 간 인터페이스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후 오는 3월 정식 개장을 앞두고 전체 장비 간 상호 연계 및 터미널 운영과 관련된 전체 운영 프로세스를 통합 테스트하고 있다.
오는 2026년 2-6단계 개장이 완료되면 2-5단계와 마찬가지로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하역 장비와 AGV, 첨단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접목해 완전 자동화 부두로 운영할 계획이어서 향후 스마트 친환경 자동화 터미널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린경영대상’ 수상 현대글로비스, 국내 공급망 전반 친환경 물류 체제 구현
'2023년 글로벌스탠더드경영대상'에서 그린경영대상 및 안전경영대상을 함께 수상한 현대글로비스는 5년 연속 두 상을 동시에 받게 됐다. 특히 그린경영대상은 6년 연속 수상하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글로벌스탠더드경영대상은 한국경영인증원(KMR)이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등이 후원하는 상이다.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영전략·미래가치·상품 및 서비스 등을 평가해 10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지난해 12월 13일 2개 분야에서 연속 수상 소식이 전해진 현대글로비스는 △친환경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해 지속 경영의 성장 동력으로 삼은 공로로 그린경영대상을 △안전을 중시한 경영 도입과 실천을 통해 산업사회를 선도한 공로로 안전경영대상을 수상했다.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친환경·안전보건 물류 선도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뒤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이슈에 적극 대응하고 국내 공급망 전반에 친환경 물류 체제가 구현될 수 있도록 신기술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탈탄소 전략으로 운용 중인 선박에 에너지 효율 개선 장치를 설치하고 마찰이 적고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도료를 지속 적용하고 있다. 향후 무탄소 선박, 전기·수소 트럭을 도입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단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며 탄소 중립을 이행할 예정이다.
또한 현대글로비스는 2021년부터 수소화물차 상용화를 위한 국토교통부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수소 트럭을 현장에 투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콜드체인시스템(온도에 민감한 제품을 모니터링해 손상되지 않게 하는 시스템)에 전기 트럭을 도입한 바 있다. 또 세계 최대 액화 이산화탄소 기본 승인 인증(AIP) 획득 노하우를 기반으로 이산화탄소 해상운송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쇼핑, 부산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 건설 착수···지역 일자리 창출,탄소 저감 등 ESG 경영 구현
롯데쇼핑은 지난해 12월 초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서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 기공식을 가졌다. 2022년 11월 영국의 글로벌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은 지 약 1년만이다.
부산 CFC는 오카도의 통합 솔루션인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롯데쇼핑의 첫 번째 물류센터다. 연면적 약 4만2000㎡(약 1만2500평) 규모로 상품 집적의 효율성을 높여 기존 온라인 물류센터보다 상품 구색이 2배 가량 많다. 배송 처리량 역시 약 2배 늘어난 하루 3만여건으로 예상된다. 투자 비용은 약 2000억원.
무엇보다 부산 CFC는 친환경 물류센터로 운영된다. 부산 CFC에서 배송되는 상품은 모두 전기 차량을 이용한다. 또 건물 옥상 주차장에 연간 약 2000MWh(메가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 설비를 조성한다. 이는 부산 CFC 사용 전력의 30%가량이며, 연간 약 1000t 이상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 저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물류센터 운영과 배송에 필요한 인력으로 인해 안정적인 일자리 2000개 이상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역사회 업체 발굴 및 상품 소싱·판매를 통한 판로 확대와 상생 발전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돼 ESG 경영 철학 발현에 안성맞춤이다.
롯데쇼핑은 2030년까지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적용한 CFC를 전국에 6개까지 확대할 예정. 부산에 이은 두 번째 CFC는 수도권에 건설해 서울·경기 지역 고객들에게도 차별화된 쇼핑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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