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상저하저' 철강업계, 장기 불황 출구 모색..."자동차·조선이 희망"

장은주 기자 2023-11-01 17:52:50
원자재·전기요금 가격 상승에 원가 부담↑ 내년 1분기까진 실적 둔화 이어질 전망 수익성 확보 위해 '고부가 전략' 본격화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고로[사진=포스코]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부터 지속된 글로벌 경기 침체에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흔들리고 있다. 전기요금·원자재 가격은 오르고, 제품 가격은 떨어지는 등 복합적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한국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자동차와 조선 등 업황이 좋은 업종을 중심으로 판매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조강 생산량은 4497만3000톤(t)으로 전년 동기(4604만2000t) 대비 2.3%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와 건설업계가 침체기를 겪으면서 철강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반면 중국의 부동산 경기침체와 일본 엔화 약세 등 영향으로 같은 기간 철강재 수입량은 1071만2000t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970만t)보다 10.5% 증가한 수치다.

철근 생산의 주원료인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27일 기준 t당 118.11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85.23 달러)보다 38.58% 올랐다. 또 산업용 전기요금은 올해 1월에는 킬로와트시(kWh)당 13.1원, 5월에는 kWh당 8원씩 인상됐다.

이같은 철강사들의 부담은 이번달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포스코는 3분기 별도기준 매출 9조6750억원, 영업이익 72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1%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으나,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피해로 실적이 반토막 난 걸 감안하면 그 전 실적을 겨우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제철은 3분기 매출 6조2832억원, 영업이익 228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2%, 38.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292억원으로 51.0% 줄었다.

동국제강은 별도  기준 3분기 매출 1조790억원, 영업이익 1054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3분기 실적(분할 전 동국제강 열연사업부문)과 비교하면 매출은 14.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7% 감소했다.

업계에선 최소 내년 1분기까지는 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중국 리오프닝에도 올해 내내 중국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이에 철강업체들은 업황이 좋은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 비중을 두거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전기차 소재 전기강판 공장(연산 15만t)을 이달 중 가동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고부가 제품인 무방향성 전기강판을 집중 생산할 예정이다. 엄기천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지난달 24일 "제품 믹스 개선과 비용 절감 등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현대제철은 기존 시장이 아닌 새로운 시장 발굴과 고부가 제품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반도체 공장, 유럽·동아시아 해상풍력 프로젝트, 글로벌 건설기계용 시장 등에 후판을 수주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 전용 고성형 초고장력 강판 △액화이산화탄소 이송 저장탱크 후판 등을 개발하고 친환경 강재 제품군을 확대한다.

동국제강은 극저온철근·내진철근·대형H형강·후판특수강 등 고부가 제품의 판매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동국씨엠도 글로벌시장에서 라미나 필름 등 프리미엄 컬러강판 매출을 늘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