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7만846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 상승했다. 지난해 전년(2021년) 대비 75.6% 증가한 수준에 비하면 저조한 상승률이다. 특히 국내 전기차 대표 모델로 꼽히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판매량은 9534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8% 감소했다. 또다른 대표 모델 기아 EV6 판매량은 1만653대로 11.3% 줄었다. 수요 감소세에 따라 출고 기간도 대폭 단축됐다. 지난해 말 기준 18개월 이상의 대기가 발생했던 아이오닉의 출고 대기 기간은 현재 1개월로 줄었다. 1년 이상이 줄어든 셈이다. EV6는 지난해 말 12개월의 대기가 필요했지만 4~5주로 단축됐다.
전기차 수요가 떨어지는 원인으로는 △구매 보조금 축소 △충전요금 인상 △전기차 보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충전 인프라 △전기차 세금 인상을 포함한 세법개정안 발의 등이 꼽힌다.
일각에서는 성급한 전기차 보급보다 해외에서 대중화된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연료(바이오디젤·바이오에탄올) 사용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바이오연료는 옥수수 등 식물과 동물 분뇨 등에서 얻는 친환경 연료로 별도 충전소나 개조 없이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21년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 등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바이오에탄올 생산단계부터 자동차에서 연소하는 단계까지 전 주기를 분석한 결과 휘발유보다 탄소 배출이 44~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바이오연료에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2021년 브라질에 바이오연료 연구·개발(R&D) 거점을 신설하는 등 오는 2026년까지 남미 지역 바이오연료 분야에 10억 유로(약 1조4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바이오 에탄올과 가솔린의 혼합연료로 주행하는 하이브리드차(HEV)를 개발하고 남미에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아르헨티나 공장에 3억 달러(약 3900억원)를 투자해 생산 능력을 40% 가까이 늘릴 방침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이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브라질과 같은 나라에서는 사탕수수나 옥수수가 풍부해 저렴하게 보급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다르다"며 "저가로 생산할 수 있는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값싸게 공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바이오연료는 이미 20년 전부터 국내에서도 청소차 등에 사용되고 있다"면서도 "국내 실정상 휘발유 대신 싸게 공급하기는 어려워 대중화되지 않은 듯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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