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기아 덕에 다시뜬 'LPG 엔진'..."탄소배출·출력까지 잡아"

장은주 기자 2023-07-31 18:14:52
포터·봉고 12월부터 전기차·LPG 모델만 생산 포터·봉고에 2.5L LPG 직분사 터보 엔진 'T-LPDi' 탑재 상용차 대부분이 포터·봉고...수송용 LPG 수요 증가 전망
현대자동차 1톤(t) 포터2 일렉트릭[사진=현대차]
[이코노믹데일리] 상용차 대표 모델 현대자동차 포터와 기아 봉고의 디젤 엔진 단종 소식이 알려지면서 액화석유가스(LPG) 엔진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오는 11월 포터·봉고 디젤 모델을 단종하고 오는 12월부터 LPG 모델을 양산한다. 이에 따라 12월부터 포터·봉고를 구매하는 차주는 전기차와 LPG 엔진 중 선택해야 한다. 12월부터 생산되는 포터·봉고 LPG 모델에는 새로 개발한 2.5리터(L) LPG 직분사 터보 엔진 'T-LPDi'가 탑재될 예정이다.

T-LPDi 엔진은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유사하게 작동한다. 액체 상태의 LPG 연료를 실린더에 직접 분사하고 과급기를 통해 공기를 밀어 넣어 성능과 효율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LPDi 엔진은 약한 구동력과 낮은 연비 등 기존 LPG 차량의 약점을 개선했다. LPDi 엔진을 탑재한 1톤 트럭의 구동력은 최고출력 171마력, 최대토크 26.5㎏·m으로 측정됐다. 또 연비가 기존 대비 10%가량 향상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5% 감소한다.

포터·봉고 LPG 모델은 택배업계 등을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된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대기관리권역 내에 신규 등록되는 택배차나 어린이 통학버스는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은 지난 4월 3일 시행했어야 하는 법안이었지만 상황을 고려해 내년 1월 1일로 유예됐다.

국내 상용차 시장의 상당수를 포터와 봉고가 차지하는 만큼 전체 LPG 시장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LPG차 판매량은 8만6000대로 10만대 선이 무너졌고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3만3000대에 불과하다.
 
LPG 업계도 수송용 매출 증가도 전망하는 분위기다. SK가스의 LPG 수송용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1~3월) 22% 수준이다. 내년 1월 이후 포터·봉고 LPG 모델 보급이 늘어날 경우 차량 유지 기간만큼 수송용 LPG 판매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현대차는 2010년대부터 LPG 직분사 터보 엔진을 연구해 왔으며 지난 2013년에는 1.4L T-LPDi 엔진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