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최대 금융사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인선 레이스에 막이 오른 가운데 동갑내기 3명 부회장 간 각축전이 예상된다. 양종희 그룹 디지털·정보기술(IT)부문 부회장, 이동철 글로벌·보험부문 부회장, 허인 개인·자산관리(WM)·연금·중소상공인(SME)부문 부회장(이상 가나다순) 모두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지만, 3인 3색 강·약점을 보이면서 윤종규 현 회장 후계 구도에 이목이 쏠린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7일 현재 이들 1961년생 부회장 3명을 포함한 차기 회장 상시 관리 대상자 20여명에 관한 심사를 진행 중이다. 정부 고위 출신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 보다 내부 적임자를 추대하는 방향에 무게가 쏠리기 때문에 그룹 공식서열 2인자인 부회장들 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양종희, 35년차 KB맨 한우물…尹심 어디까지 통할까
양 부회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윤(尹) 라인'으로 통한다. 윤 회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으며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1989년 KB국민은행에 입행, 올해로 35년차 KB맨으로 그룹을 상징하는 금색 뱃지를 달고 있다. 그가 성골이라고 일컫는 배경이다.
전주 출생인 양 부회장은 윤 회장과 전라지역 동향(同鄕)으로, 양 부회장이 지난 2014년 금융사 '별'로 칭하는 임원 승진 당시 인사권자가 윤 회장이었다. 동기들에 비해 승진 속도도 빨랐다. 상무 다음 직급인 전무를 뛰어 넘어 1년만에 부사장에 직행한 '레전드(전설)'를 남겼다.
지난 2016년 그룹 계열사 KB손해보험 초대 대표이사 사장(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된 후 재연임하며 리더십도 인정받았다. '포스트 윤종규'라는 닉네임을 얻고 3년여 전 신설된 그룹 부회장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그룹 회추위에서 주관하는 차기 회장 후계 프로그램에 따라 상시 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공적으로 KB손보 전신 LIG손해보험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끈 게 꼽힌다. KB금융이 외연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2010년대 초반, 거듭된 인수·합병(M&A) 실패 속에서 그룹 측은 보험계열사 확보가 관건이었는데 이 때 실무책임을 양 부회장(당시 그룹 전략기획 상무)이 맡았다.
지난 2012년부터 2년여 검토 작업 등을 거쳐 2014년 KB금융이 LIG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데 기여했다. 그는 전략부문을 주특기로 그룹 포트폴리오 구축에 톡톡히 한 몫을 하면서 윤 회장 눈도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윤 회장이 양 부회장에게 마지막까지 힘을 실어 줄 지를 관전 포인트로 꼽는다.
다만 '은행장→회장' 공식을 지키지 못한 것은 약점이다. 금융그룹 조직 구조상 규모면에서 가장 큰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을 역임한 인사가 차기 회장에 오르는 게 관례인 점을 비춰보면 양 부회장의 은행장 무(無)경력은 아킬레스건이다.
양 부회장은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 후 1989년 국민은행에 입행했다. 2014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 담당 상무, 2015년 지주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6년 3월 KB손보 대표이사에 올라 2017~2019년 연임했고, 2021년부터 지주 부회장을 지내고 있다.
◆이동철, 해외사업 총괄 최적격…'큰 거' 한 방의 아쉬움
이 부회장의 강점은 '글로벌'로 집약된다. 경쟁 후보군에 편성될 다른 부회장들 대비 그가 갖는 업무상 우위로, 해외 지점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KB금융이 국내 '리딩금융'으로 자리매김한 이래 상대적으로 해외사업 성과가 약세인 점을 고려한다면, 이 부회장에게 높은 점수가 돌아갈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는 양 부회장보다 1년 늦은 1990년 국민은행에 발을 들였지만 입행 동기들 중에서는 가장 먼저 지점장 자리를 꿰찼다. 양 부회장이 2004년 지점장으로 부임한 곳은 국민은행 미국 뉴욕지점이었다. 이에 앞서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고, 뉴욕지점장 수행을 위한 준비 차원에서 미국 현지 로펌에서도 3년여 경험을 쌓았다.
국민은행이 다른 지역보다 미국, 특히 뉴욕에서 탄탄한 기반을 쌓은 시점이 이 시기에 해당한다. 미국 로스쿨 과정을 거치며 국제법을 전공하는 등 사법 관련 이력을 쌓았던 것은 이 부회장이 대학 시절 법학을 전공한 것과 상통한다.
지난 2006년 한국에 돌아온 그는 은행 내 요직으로 꼽히는 전략기획부장에 임명됐다. 그룹 측에서 그의 전략·관리능력을 높이 사며 2012년 지주 전략기획부문 임원(상무) 승진을 단행했고 이후 총괄 전무, 부사장(최고전략책임자·CSO)에 등용했다.
이 부회장도 그룹 계열사 CEO를 맡으며 차별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룹 내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게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시기였다. KB카드가 메이저 카드사 대열에 합류하면서 그룹 측이 대대적으로 비(非)은행 계열 비중을 늘리는 데 힘을 보탰던 때 역시 이 부회장이 사장직을 지냈을 무렵이다.
KB카드 사장 3연임에 성공한 것은 그의 전략기획력과 조직 관리능력의 방증이라 볼 수 있다. 이 부회장도 회장이 될 자격을 충분히 갖췄다는 호평을 받지만, 양 부회장 대비 '서열 2위' 부회장에 늦게 오른 데다 조직 내 우군 세력이 뚜렷하지 않은 것은 약점으로 지목된다.
경력면에서 소위 '큰 거 한 방'이 부족하다는 평도 나온다. 글로벌 분야 총책임자로서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는 분석인데, KB금융이 '우물 안 개구리'식에서 글로벌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외사업 전략의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따른다.
이 부회장은 제주제일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 후 국민은행에 들어왔다. 입행 10년만에 미국 변호사(뉴욕주) 자격시험에 합격했고 2001~2003년 현지 로펌 심슨대처앤바틀릿에서 근무했다.
이듬해 최연소 뉴욕지점장 기록을 세운 뒤 2012년 지주 전략기획부문 상무, 2015년 KB생명보험 부사장, 2016년 전략기획·시너지추진부문 총괄 전무를 거쳤다. 2018년 KB카드 사장으로 발탁된 이래 2021년 12월에는 지주 부회장에 올랐다.
◆허인, 준비된 1순위…엘리트코스 오히려 악재 가능성
허 부회장은 차기 회장 재목으로 손색이 없다는 호평 일색이다. 경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장 출신'은 다른 후보자에 비해 단연 돋보인다. 회장으로 가는 필수 코스로써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장을 3연임한 사실은 허 부회장이 준비된 회장이라는 견해에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을 이끌면서 윤 회장과 호흡을 맞추는데 잡음이 전무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실제 허 부회장 업무 스타일은 포용적 리더십으로 정평 나 있는데, 임직원 사이에서는 화내는 모습을 볼 수 없는 '스마일맨'으로 불리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 모두 1950년대생 '형님'격이 은행장을 지낼 당시, 2017년 10월 부행장이던 허 부회장은 1960년대생으로서는 처음 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자타공인 국내 1등 은행 자리를 다지면서 통상 당기순이익으로 표기하는 은행권 실적을 기준으로 볼 때, 그가 은행장을 지냈을 시기 국민은행은 코로나19 사태 속 순익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 부회장이 은행장으로 활동하며 본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본 2018년 국민은행 순익은 2조2393억원에서 2019년 2조4220억원으로 올랐다가 팬데믹을 겪은 2020년 2조2670억원으로 선방했다. 은행장직을 수행한 마지막 해였던 2021년에는 역대급 순익을 쌓으며 사상 최초 2조5000억원대를 돌파한 바 있다.
허 부회장은 학력부터 엘리트코스를 밟았다. 1960년생 윤석열 대통령과도 1년 선후배 사이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허 부회장은 동대학교 법과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화려한 스펙이 오히려 허 부회장에게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시한다. 이는 정무적 판단에 물음표를 던진 것인데,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 입김이 간접적으로나마 작용할 것을 가정한다면 KB금융 지위와 상징성을 고려할 때 윤 대통령과 동문인 허 부회장이 회장에 오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급 까다로운 선임 절차…'도태=퇴임' 불가피
이런 가운데 KB금융 회추위는 전례가 없었던 후보자 대상 복수 심층인터뷰를 실시하고,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한 평판 조회 등을 병행한다. 다음 달 8일 1차 숏리스트(압축 후보군)를 추리고 같은 달 29일 2차 숏리스트 3명을 확정할 계획이다. 최종 후보군을 결정하는 이 자리에 3명의 부회장이 포함될 공산이 크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오는 9월 8일 3명의 후보자에 대한 2차 인터뷰를 거치면 회추위 심사에서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하는 식이다. 업계에서는 3명 부회장 중 1명이 회장에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낙점받지 못한 나머지 2명은 이른바 '자동 퇴사'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 인선을 둘러싼 긴장감이 흐르는 KB금융 내부에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회추위 측은 추가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설명을 덧붙이지 않겠다는 방침으로, 관계자는 "기공표한 핵심 원칙에 따라 경영승계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7일 현재 이들 1961년생 부회장 3명을 포함한 차기 회장 상시 관리 대상자 20여명에 관한 심사를 진행 중이다. 정부 고위 출신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 보다 내부 적임자를 추대하는 방향에 무게가 쏠리기 때문에 그룹 공식서열 2인자인 부회장들 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양 부회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윤(尹) 라인'으로 통한다. 윤 회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으며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1989년 KB국민은행에 입행, 올해로 35년차 KB맨으로 그룹을 상징하는 금색 뱃지를 달고 있다. 그가 성골이라고 일컫는 배경이다.
전주 출생인 양 부회장은 윤 회장과 전라지역 동향(同鄕)으로, 양 부회장이 지난 2014년 금융사 '별'로 칭하는 임원 승진 당시 인사권자가 윤 회장이었다. 동기들에 비해 승진 속도도 빨랐다. 상무 다음 직급인 전무를 뛰어 넘어 1년만에 부사장에 직행한 '레전드(전설)'를 남겼다.
지난 2016년 그룹 계열사 KB손해보험 초대 대표이사 사장(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된 후 재연임하며 리더십도 인정받았다. '포스트 윤종규'라는 닉네임을 얻고 3년여 전 신설된 그룹 부회장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그룹 회추위에서 주관하는 차기 회장 후계 프로그램에 따라 상시 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공적으로 KB손보 전신 LIG손해보험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끈 게 꼽힌다. KB금융이 외연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2010년대 초반, 거듭된 인수·합병(M&A) 실패 속에서 그룹 측은 보험계열사 확보가 관건이었는데 이 때 실무책임을 양 부회장(당시 그룹 전략기획 상무)이 맡았다.
지난 2012년부터 2년여 검토 작업 등을 거쳐 2014년 KB금융이 LIG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데 기여했다. 그는 전략부문을 주특기로 그룹 포트폴리오 구축에 톡톡히 한 몫을 하면서 윤 회장 눈도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윤 회장이 양 부회장에게 마지막까지 힘을 실어 줄 지를 관전 포인트로 꼽는다.
다만 '은행장→회장' 공식을 지키지 못한 것은 약점이다. 금융그룹 조직 구조상 규모면에서 가장 큰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을 역임한 인사가 차기 회장에 오르는 게 관례인 점을 비춰보면 양 부회장의 은행장 무(無)경력은 아킬레스건이다.
양 부회장은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 후 1989년 국민은행에 입행했다. 2014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 담당 상무, 2015년 지주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6년 3월 KB손보 대표이사에 올라 2017~2019년 연임했고, 2021년부터 지주 부회장을 지내고 있다.
◆이동철, 해외사업 총괄 최적격…'큰 거' 한 방의 아쉬움
이 부회장의 강점은 '글로벌'로 집약된다. 경쟁 후보군에 편성될 다른 부회장들 대비 그가 갖는 업무상 우위로, 해외 지점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KB금융이 국내 '리딩금융'으로 자리매김한 이래 상대적으로 해외사업 성과가 약세인 점을 고려한다면, 이 부회장에게 높은 점수가 돌아갈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는 양 부회장보다 1년 늦은 1990년 국민은행에 발을 들였지만 입행 동기들 중에서는 가장 먼저 지점장 자리를 꿰찼다. 양 부회장이 2004년 지점장으로 부임한 곳은 국민은행 미국 뉴욕지점이었다. 이에 앞서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고, 뉴욕지점장 수행을 위한 준비 차원에서 미국 현지 로펌에서도 3년여 경험을 쌓았다.
국민은행이 다른 지역보다 미국, 특히 뉴욕에서 탄탄한 기반을 쌓은 시점이 이 시기에 해당한다. 미국 로스쿨 과정을 거치며 국제법을 전공하는 등 사법 관련 이력을 쌓았던 것은 이 부회장이 대학 시절 법학을 전공한 것과 상통한다.
지난 2006년 한국에 돌아온 그는 은행 내 요직으로 꼽히는 전략기획부장에 임명됐다. 그룹 측에서 그의 전략·관리능력을 높이 사며 2012년 지주 전략기획부문 임원(상무) 승진을 단행했고 이후 총괄 전무, 부사장(최고전략책임자·CSO)에 등용했다.
이 부회장도 그룹 계열사 CEO를 맡으며 차별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룹 내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게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시기였다. KB카드가 메이저 카드사 대열에 합류하면서 그룹 측이 대대적으로 비(非)은행 계열 비중을 늘리는 데 힘을 보탰던 때 역시 이 부회장이 사장직을 지냈을 무렵이다.
KB카드 사장 3연임에 성공한 것은 그의 전략기획력과 조직 관리능력의 방증이라 볼 수 있다. 이 부회장도 회장이 될 자격을 충분히 갖췄다는 호평을 받지만, 양 부회장 대비 '서열 2위' 부회장에 늦게 오른 데다 조직 내 우군 세력이 뚜렷하지 않은 것은 약점으로 지목된다.
경력면에서 소위 '큰 거 한 방'이 부족하다는 평도 나온다. 글로벌 분야 총책임자로서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는 분석인데, KB금융이 '우물 안 개구리'식에서 글로벌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외사업 전략의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따른다.
이 부회장은 제주제일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 후 국민은행에 들어왔다. 입행 10년만에 미국 변호사(뉴욕주) 자격시험에 합격했고 2001~2003년 현지 로펌 심슨대처앤바틀릿에서 근무했다.
이듬해 최연소 뉴욕지점장 기록을 세운 뒤 2012년 지주 전략기획부문 상무, 2015년 KB생명보험 부사장, 2016년 전략기획·시너지추진부문 총괄 전무를 거쳤다. 2018년 KB카드 사장으로 발탁된 이래 2021년 12월에는 지주 부회장에 올랐다.
◆허인, 준비된 1순위…엘리트코스 오히려 악재 가능성
허 부회장은 차기 회장 재목으로 손색이 없다는 호평 일색이다. 경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장 출신'은 다른 후보자에 비해 단연 돋보인다. 회장으로 가는 필수 코스로써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장을 3연임한 사실은 허 부회장이 준비된 회장이라는 견해에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을 이끌면서 윤 회장과 호흡을 맞추는데 잡음이 전무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실제 허 부회장 업무 스타일은 포용적 리더십으로 정평 나 있는데, 임직원 사이에서는 화내는 모습을 볼 수 없는 '스마일맨'으로 불리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 모두 1950년대생 '형님'격이 은행장을 지낼 당시, 2017년 10월 부행장이던 허 부회장은 1960년대생으로서는 처음 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자타공인 국내 1등 은행 자리를 다지면서 통상 당기순이익으로 표기하는 은행권 실적을 기준으로 볼 때, 그가 은행장을 지냈을 시기 국민은행은 코로나19 사태 속 순익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 부회장이 은행장으로 활동하며 본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본 2018년 국민은행 순익은 2조2393억원에서 2019년 2조4220억원으로 올랐다가 팬데믹을 겪은 2020년 2조2670억원으로 선방했다. 은행장직을 수행한 마지막 해였던 2021년에는 역대급 순익을 쌓으며 사상 최초 2조5000억원대를 돌파한 바 있다.
허 부회장은 학력부터 엘리트코스를 밟았다. 1960년생 윤석열 대통령과도 1년 선후배 사이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허 부회장은 동대학교 법과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화려한 스펙이 오히려 허 부회장에게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시한다. 이는 정무적 판단에 물음표를 던진 것인데,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 입김이 간접적으로나마 작용할 것을 가정한다면 KB금융 지위와 상징성을 고려할 때 윤 대통령과 동문인 허 부회장이 회장에 오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급 까다로운 선임 절차…'도태=퇴임' 불가피
이런 가운데 KB금융 회추위는 전례가 없었던 후보자 대상 복수 심층인터뷰를 실시하고,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한 평판 조회 등을 병행한다. 다음 달 8일 1차 숏리스트(압축 후보군)를 추리고 같은 달 29일 2차 숏리스트 3명을 확정할 계획이다. 최종 후보군을 결정하는 이 자리에 3명의 부회장이 포함될 공산이 크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오는 9월 8일 3명의 후보자에 대한 2차 인터뷰를 거치면 회추위 심사에서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하는 식이다. 업계에서는 3명 부회장 중 1명이 회장에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낙점받지 못한 나머지 2명은 이른바 '자동 퇴사'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 인선을 둘러싼 긴장감이 흐르는 KB금융 내부에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회추위 측은 추가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설명을 덧붙이지 않겠다는 방침으로, 관계자는 "기공표한 핵심 원칙에 따라 경영승계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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