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카드업계 '캐릭터' 대전…휴면 우려에도 "MZ 모셔라" 치열

지다혜·신병근 기자 2023-07-20 05:00:00
신한 '산리오' 출시 나흘만 5만장 신청 '마비' 팬층·어른이 공략…디자인 경쟁 "생존 전략" 발급 남발 비용보다 장기적 고객 포섭에 무게
KB국민카드 '마이 위시(My WE:SH)' 신용카드(왼쪽), 신한카드 '픽 E' 체크카드 이미지 [사진=KB국민카드·신한카드/자료사진]
[이코노믹데일리] 산리오, 짱구, 건담, 춘식이, 무직타이거…. 한국과 일본 애니메이션을 대표하는 캐릭터들로, 이를 접목한 카드업계 마케팅 대전이 한창이다. 미래 주요 고객이 될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자) 모시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무분별한 카드 발급비용과 휴면 계정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업계는 장기적 고객 포섭에 사활을 건 양상이다. 

◆유인책은 '팬심'…캐릭터사와 맞손 경쟁 활활

19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캐릭터 카드는 주요 금융그룹 소속 계열사를 중심으로 잇달아 발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신한·우리카드 등이 대표적인데 국민카드는 지난달 '마이 위시(My WE:SH)' 신용카드에 '토심이와 토뭉이' 캐릭터 디자인을 추가했다. 앞서 2020년에 '펭수 노리' 체크카드를 출시한 국민카드는 올해 2월 종료 예정이었던 해당 카드 판매 기한을 1년 연장했다.

신한카드는 업계 내 가장 많은 카드를 선보이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픽 E'·'픽 I' 체크카드를 내놓으면서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 캐릭터를 적용한 게 눈에 띈다. 출시 50여 일 만에 5만 매가 발급된 후 지난달 2탄으로 선불카드를 출시했다.

신한카드는 지난 4월 '건담' 캐릭터를 활용한 카드도 내놨다. 특히 건담 베이스 매장에서 건담 카드로 결제 시 월 4회 최대 1만원까지 10% 할인이라는 서비스까지 제공해 마니아층을 사로잡았다. 지난 3월 '플리' 신용·체크카드에 '산리오' 디자인을 적용했고, 이외 최고심·모베러웍스·잔망루피·미니언즈 등 캐릭터도 각종 카드에 그려 넣었다.

우리카드는 지난 1월 '춘식이' 캐릭터를 반영한 '카카오뱅크 우리카드'를 출시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배송 상품을 최대 50% 할인해 주는 혜택까지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조만간 '망그러진 곰' 캐릭터를 담은 카드도 새롭게 출시하기 위해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앞서 2021년 BC카드와 제휴해 '무직 타이거' 캐릭터로 디자인한 신용·체크카드를 출시했는데, 이 카드는 편의점 월 2회 10% 할인 등 실생활 속 혜택을 담은 카드 초년생을 위한 알짜카드로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캐릭터를 좋아하는 젊은 고객층을 (카드사) 회원으로 모집하기 위한 것도 있지 않겠냐"며 "캐릭터를 선호하는 팬층이 두터워 이점을 활용해 기획된 카드는 판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캐릭터 카드 실적은 기대치를 웃돌고 있다. 국민카드 펭수 체크카드는 출시 1년 만에 40만장을 돌파했고, 신한카드 산리오 신용·체크카드는 출시 4일 만에 5만장 이상 신청이 몰려 배송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트렌디한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현재 인기 있는 캐릭터와 사전에 협업을 진행하려는 면도 있다"고 밝혔다.

◆휴면카드 급증해도 젊은 세대 '선제 공략'

일각에선 플라스틱 카드 발급 남발로 휴면 계정과 카드가 늘어날 것이라고 쓴소리를 내놓지만, 업계에서는 "장기적 차원에서 마케팅에 용이하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캐릭터를 선호하는 MZ세대를 미리 포섭하는 한편 '어른이(어른+어린이)'라는 새로운 고객층을 겨냥한다는 전략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캐릭터 카드 발급이 휴면카드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하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 생각한다"며 "(캐릭터 카드 발급 시) 고객을 위한 여러 혜택 제공에 대해서도 각 사가 놓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무분별한 발급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인 홍익대학교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는 '신용카드 디자인을 통한 브랜드 경험 사례 연구'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한 젊은 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등극하면서 카드사들도 소비자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인기 캐릭터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 필수 전략인 시대가 됐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단순한 디자인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아이덴티티(정체성)를 담고 있는 작은 상징으로서 (소비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켜야 한다"며 "단순히 신용카드라는 재화에 머물지 않고 소비자에게 중요한 도구로 인식되는 것에 (각 사는)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