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잘 가라! 학원비 혜택도, 통신·도시가스 분할납부도…알짜카드 상반기만 139개 단종

지다혜 기자 2023-07-04 16:57:04
신용카드 139개·체크카드 20개 신규 가입 중단…카드사 수익성 악화 탓 자금 조달 비용·연체율↑…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이코노믹데일리] 카드사들이 수익성이 악화하자 혜택이 좋은 '알짜' 신용·체크카드를 무더기로 단종시키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카드 단종 건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8개 카드사(신한·KB·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총 159개 카드(신용카드 139개·체크카드 20개)의 신규 가입을 받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신용카드 79개·체크카드 37개) 연간 단종 건수보다 많은 수치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소비가 침체되며 카드 단종이 유독 많았던 2021년의 단종 상품 수(신용카드 167개·체크카드 42개)와 비교해도 76%에 달한다.

사 별로 자세한 내용을 보면 신한카드는 학부모 사이에서 학원비 할인 혜택으로 유명했던 '더 레이디 클래식'을 단종시켰다. KB국민카드는 '탄탄대로' 시리즈 신규 발급 중단, 롯데카드는 '인터파크'·'벨리곰' 카드, 현대카드는 '제로 모바일 에디션2' 카드를 각각 단종했다.

카드사들이 이런 알짜 카드를 축소한 데는 카드사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영향으로 보인다. 조달 비용과 연체율이 상승하고 때문에 추가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까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하나카드의 1분기(1~3월)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66.2% 급감했다. BC카드(-66%)·우리카드(-50.3%)·롯데카드(-38.6%)·KB국민카드(-32.5%)·삼성카드(-11.4%)도 영업이익이 줄었다.

카드사가 이렇게 발급을 멈추고 서비스를 축소하자 고객 반발이 점차 커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22일 더모아카드 등 개인 신용카드의 통신·도시가스 요금 분할결제를 이달 1일부터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극심한 반발로 결국 잠정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 원인 뿐만 아니라, 결제 방식 변화 등 최근 유행에 맞춰 잘 쓰지 않는 상품은 없애고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려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