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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주년 특집] 급변하는 환경 속…생보사 자구책은 '디지털 혁신'

지다혜 기자 2023-06-22 05:00:00
계약 시간 90% 절약…미래먹거리 찾기 사활 손보에 실적 뒤진 생보업 "DT 생존과 직결"

5대 생명보험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NH농협생명·신한라이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캡처 화면 [사진=각 사]

[이코노믹데일리] 사상 처음 손해보험업계에 순이익 실적이 뒤처진 생명보험업계가 '디지털'을 키워드로 미래 먹거리 찾기에 사활을 걸었다. 고금리와 고령화 영향 속에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생보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NH농협생명·신한라이프)는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플랫폼을 앞세운 혁신이 두드러졌다.

삼성생명은 고객이 쉽고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보험 가입·계약 유지·보험금 청구 각 단계에서 디지털화를 진행 중이다. 

먼저 보험 가입 단계에서는 컨설턴트 상담 후 고객이 직접 계약 체결을 진행할 수 있는 '모바일 청약'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보험 가입을 최종 확인하고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보험계약을 유지하는 단계에서는 과거 플라자나 지점을 방문해 처리하던 업무를 고객이 직접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모니모(삼성금융계열사 통합 애플리케이션)와 모바일 웹을 개선했다. 보험료 납입 방법도 모바일 웹이나 카카오페이 등을 통해서 납입할 수 있도록 다각화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디지털 환경에 맞춰 달라진 고객의 특성에 맞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삼성생명만의 디지털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편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것" 이라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보험 신계약 과정을 로봇 기술로 자동화하며 법인대리점(GA) 시장에서의 영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보험설계 및 청약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기술인 '청약자동화 솔루션'에 대한 BM특허(정보시스템을 이용하여 고안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특허)를 특허청으로부터 취득했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신계약 체결 소요 시간이 최대 90% 가량 줄어든 것이다. 기존에는 GA 소속 설계사들이 가입부터 청약까지 처리하는데 최대 60분 가량 소요됐지만 도입 후에는 청약 과정이 대폭 축소돼 5분이면 끝난다.

한화생명 측은 "청약자동화 솔루션 특허를 통해 GA소속 설계사들의 보다 나은 업무 효율성과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 이라며 "한화생명은 앞으로도 현장 설계사들의 편리한 영업환경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보험업계 최초로 디지털 신분증인 모바일운전면허증을 활용한 본인확인 서비스를 개시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정부가 발행하는 국내 최초 공식 디지털 신분증으로 기존 플라스틱 운전면허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지닌다.

교보생명의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는 실물 인증서를 소지해야하는 고객 불편을 해결하고 높은 보안성과 확장성 확보를 위해 추진됐다. 특히 블록체인 분산신원증명(DID) 기술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신분증 위·변조를 통한 금융사고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 

NH농협생명은 고령화 시대에 따른 건강관심도 증가로 헬스케어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을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로 고객 및 국민의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건강증진형 상품 개발로 수익성 개선 및 미래 신사업 진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농협생명 'NH헬스케어'는 지난해 7월 애플리케이션을 오픈했으며 차별화된 콘텐츠로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걷기로 '랜선 텃밭 가꾸기' 서비스는 BM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걸음수 목표 달성을 하면 선택한 농작물을 랜선상에서 키울 수 있고 저장고에 20개의 농작물이 모두 채워지게 되면 기부하거나 포인트로 지급받을 수 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6월 대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해 고객컨택 센터 인바운드 상담 업무에 AICC 음성봇(보리:보험의 리더)을 도입했다. 기존 업계에서는 고객센터 아웃바운드 상담 업무를 중심으로 음성봇을 운영했지만 인바운드 업무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구축한 AI 기반의 플랫폼은 업계 통틀어 처음이다.

음성봇은 고객이 말하는 내용을 스스로 인지하고 'TTS(text to speech)음성 안내와 최종 업무처리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며 기존처럼 ARS 안내 음성을 듣지 않고 원하는 서비스를 직접 '말'로 하면 된다. 장시간 통화 대기하는 불편함없이 직접 24시간 365일 음성봇을 통해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