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금청구권신탁은 피보험자의 능력상실이나 사망을 대비해 피보험자 또는 유족의 생활안정을 위해 보험금청구권을 신탁재산으로 하는 신탁을 말한다.
보험연구원은 26일 '보험금청구권신탁의 활용과 법적 쟁점'이라는 주제로 화상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오영표 변호사, 김헌수 순천향대 교수, 김홍중 생명보험협회 수석상무, 박성철 미래에셋생명 팀장, 배정식 법무법인 가온 본부장, 임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석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오영표 변호사는 "생명보험금청구권신탁은 △부모 사후 미성년자·성년인 장애인에게 지급되는 생명보험금의 안전한 관리 및 활용 △고령자를 위한 재산관리 △현명한 상속 설계 및 집행 등에 필요하다"며 "사회적 효용성이 높다고 판단돼 은행, 증권, 보험업권에서 보험청구권신탁을 도입하자는 논의가 진행됐지만, 법무부의 유권해석 등으로 허용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금청구권신탁과 관련한 오해에 대해 "생명보험금청구권신탁으로 범죄가 조장되지 않고, 보험사와 신탁회사가 동일한 경우 이해상충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신탁한다고 해서 보험범죄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고, 이론상 특정 시점에 '보험사로서 역할'과 '수탁자로서 역할'이 실질적으로 동시에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이해상충이슈가 생길 수 없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보험금청구권신탁 비즈니스 모델로는 '금전수탁구조'와 '재산신탁구조'가 있을 수 있다"며 "보험금청구권신탁을 도입한다고 하면 보험계약과 신탁계약을 일치시켜야 하고, 앞으로 사회적 순기능을 위해 세제혜택, 판매채널 확대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김홍중 상무는 "빅테크 공습 등으로 생명보험업계가 미래 먹거리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서 신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시장을 넓히는 측면에서 보험금청구권신탁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며 "신탁시장에서 보험업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1.4%로 굉장히 낮은 상황에서 산업이 열리려면 보험사가 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보험설계사 등 판매 인력이 신탁 제도를 소개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첨언했다.
박성철 팀장은 "어떤 제도든 게임 룰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사실 이 사업의 관건"이라며 "신규 계약을 체결할 때 암보장 특약, 실손 특약 이런 것만 할 게 아니라 신탁 계약이 특약으로 들어가는 형태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정식 본부장은 "신탁제도는 수익권자를 위해 지속적으로 재산을 관리·운용하는 제도인만큼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안전한 재산관리 방안으로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법무부에서 범죄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 부분에 대한 유권해석은 완화되겠지만, '가족 한정', '수익자 허용' 등 조건부 해석에 대해선 부정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준 연구위원은 "신탁이 설정되는 보험 상품이 정액보험일 수 있고, 변액보험일 수도 있는데 변액인 경우 생명보험신탁이 관리 소홀로 문제가 됐다"며 "보험금청구권신탁이 허용된다면 민사 신탁의 경우 보험 상품에 제한을 두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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