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17억 달러로 최대 수출국에 올랐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프랑스를 제치고 처음으로 화장품 수입 1위에 랭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4월부터 전 세계에 10%의 기본관세를 도입했으나, 올 상반기 K-뷰티 미국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17.7% 증가한 10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관세 영향이 없었다면 K-뷰티 훈풍을 타고 올해 대미 수출액은 2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산 제품에 25%의 상호관세가 적용될 시 가격 경쟁 중심의 저가 브랜드 및 인디 브랜드가 직격탄을 받을 전망이다. 대미 수출을 이끌었던 저가·인디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인 만큼 관세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경우 고마진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10% 관세 수준은 흡수 가능하나, 25% 이상 시 미국 실적 성장률 둔화 우려가 제기된다.
관세 충격 방어 전략으로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공급망 효율화, 시장 다변화 등이 핵심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우리 정부의 수출 지원 정책과 자금 지원이 동반돼야 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K-푸드 역시 라면·소스·즉석식품 등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 인상 시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 대미 수출액은 15억9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1.2% 증가했다. 산업 연구원은 지난 2월 트럼프 행정부가 10~2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이 8.4%~14%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식품 산업은 가격 탄력성이 낮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관세 부담이 마진 축소로 바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삼양식품의 경우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에 육박해 관세 직격탄의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수출 규모 중 미주 비중이 30% 정도지만, 모든 물량이 국내에서 생산돼 수출되는 구조로 상호관세 파장이 클 전망이다.
현재 삼양식품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세 부과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관세 부과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원가 개선, 수출 권역 다변화 및 물류 효율화, 프로모션 조정 등 비용 절감에 나설 계획이다.
농심의 경우 미국에 라면 생산시설이 있어 관세 영향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다. 농심은 캘리포니아주 2개 공장에서 연간 약 10억1000만개의 라면을 생산하고 있으며, 작년 기준 해외 매출은 약 38% 수준이다.
CJ제일제당도 현재 미국에 약 20개의 공장을 가동 중이며 2027년에는 자회사 슈완스를 통해 아시안푸드 신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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