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신한금융, BNP손보 인수...손보시장 진출 본격화

최석범 기자 2021-11-01 11:24:47
종합금융 포트폴리오 완성...타 금융지주와 손보업 경쟁 불가피 디지털손해보험사로 사업 개시...업계 "하나손해보험 모델 참고"

[사진=신한금융그룹]

[데일리동방] 신한금융지주(이하 신한금융) 보험 포트폴리오의 마지막 퍼즐은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이었다. 신한금융은 손해보험사를 품에 안으면서 종합금융 포트포리오 완성과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1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달 29일 프랑스 BNP파리바그룹과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신한금융은 주식매매계약으로 그룹 간 전략적 관계였던 BNP파리바손보의 지분 94.54%를 인수하고, 본격적인 손해보험 시장에 진출했다.

신한금융은 BNP손보를 디지털손해보험사로 탈바꿈 시키고 손해보험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하고 디지털 스타트업 등 외부와의 다양한 협업을 추진한다.

신한금융이 BNP손보 인수를 결정한 이유는 손해보험 라이선스 확보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업권 경쟁 심화를 우려해 종합손보사 라이선스 발급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행법은 종합손해보험사 라이선스 획득 요건으로 자본금 300억원 이상을 필요로 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은 과거 성공적인 M&A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에서 독보적인 성장을 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이번 손해보험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 완성과 함께, 그룹사 간의 시너지를 통한 새로운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손해보험 사업 참전으로 금융지주 간 손해보험업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금융지주 중 손해보험사 시장영향력이 가장 큰 곳은 KB금융이다. KB손해보험은 손해보험업계 '빅4'로 전체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4번째로 많이 가지고 있다. 강점은 자동차보험부터 장기인보험, 일반보험까지 다양한 보험상품에서 상위권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KB손해보험은 작년 기준 매출액(수입보험료) 13조782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692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농협금융지주의 농협손해보험은 손보업계 7위로 작년 기준 매출액 5조5936억원, 올해 3분기 기준 876억원의 누적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농협손보은 지역 농축협을 중심으로 한 방카슈랑스 영업이 강점이다. 방카슈랑스는 일반채널보다 보험료가 저렴하다. 방카슈랑스 상품 사업비가 일반 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상품 사업비보다 저축성보험은 50%, 보장성보험은 70% 수준으로 낮기 때문이다

특히 농협손해보험은 다른 보험사와 달리 '방카슈랑스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방카슈랑스 규제는 은행 창구에서 한 보험사의 상품을 25% 이상 팔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다.

반면 BNP손보는 상황이 좋지 않은 편이다. BNP손보는 방카슈랑스를 바탕으로 영업을 해온 탓에 전속채널도 비전속채널 인프라도 전무하다. 이렇다 보니 수입보험료가 큰 자동차보험도 수익성이 높은 장기인보험도 모두 취급하지 않고 있다. BNP손보의 실적은 작년 기준 매출액 274억원, 54억원 순손실을 냈다. 

업계에서는 소액단기보험 같은 생활밀착형 보험을 판매하면서 내공을 쌓고 보험료 사이즈가 큰 자동차보험이나 장기인보험 상품에도 진출하는 식의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지주 소속의 하나손해보험은 디지털손해보험사를 표방하면서 생활밀착형 보험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손해보험사를 인수한 건 라인선스 확보가 목적이다. 다만 영업채널이 취약하다 보니 자동차보험이 등은 판매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디지털손해보험사 콘셉으로 소액단기보험 판매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손해보험이 초기에 참고할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