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카드업계 고육책 오픈페이] ③“소비자 친화적인 앱 구현이 우선”

최석범 기자 2021-08-17 06:10:00
전문가들 오픈페이 성공에 회의적 시각 팽배 온라인은 빅테크 ‘텃밭’, 오프라인서 승부수 띄워야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동방] 카드업계가 간편결제 시장 탈환을 위해 날을 갈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최근 ‘카드사 간 상호 호환 등록을 위한 연동 규격과 표준 API 개발 추진’이라는 제목의 신규 사업을 발주했다. ‘오픈페이’ 사업 추진을 공식화한 것이다.

한판승부 대상은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막강한 플랫폼을 활용해 온라인 커머스 생태계를 조성하더니, 간편결제 시장에 손을 뻗쳐 현재는 전체 시장점유율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카드업계가 준비한 창 오픈페이는 빅테크의 방패를 뚫을 수 있을까. 오픈페이의 성공 전략을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소비자 중심의 범용적인 앱 구현 선행돼야

전문가들은 오픈페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친화적인 앱 구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무리 유익한 기술이라도 활용하기 어려우면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오픈페이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친화적이고 범용적인 앱이 구현돼야 한다”며 “하나의 앱에 다른 회사 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소비자 선택권과 결제편의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페이는 은행권의 ‘오픈뱅킹’과 유사한 개념이다. 오픈뱅킹이 한 앱에서 소비자 계좌정보 전부 열람할 수 있는 것처럼, 오픈페이는 한 앱에서 소비자의 모든 카드를 등록해 이용할 수 있다.

카드업계는 오픈페이가 정착하면 범용성이 높아지고, 앱 자체에 탑재된 간편결재 활용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일각에서는 편의성이 높아진 만큼, 보안도 고도화해야 오픈페이가 정착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조남원 금융소비자원장은 “오픈페이는 소비자 편의제고 측면에서 굉장히 좋다. 보편화되면 보안성 취약 문제라든지, 해킹에 의한 연쇄적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예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픈페이 오프라인 생태계 구축·공략해야

전문가들은 단순히 오픈페이를 출시한다고 간편결제 시장의 점유율을 높일 수 없다고 진단했다. 빅테크는 이미 온라인 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 속에서 간편결제를 제공하는 상황이다.

작년 기준 네이버·카카오·쿠팡의 시장점유율은 40%에 달한다. 카드업계의 경우 간편결제 시장 시장점유율이 2016년 57%에서 2020년 30% 수준으로 떨어졌다.

박지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빅테크가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건 소비자 편의성 제고를 목적에 뒀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머스 생태계 속에서 소비자가 좀 더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려고 한 것”이라며 “카드사들이 온라인 영역에서 빅테크처럼 하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프라인 영역은 얘기가 다르다. 빅테크의 간편결제 지배력이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카드사는 오프라인 가맹점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며 “이들과 관계를 잘 활용해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오픈페이를 만들어 공개했다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