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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서울 집 살 때 '증여·상속' 4.4조원…대출 막히자 '부모 찬스' 급증

우용하 기자 2026-02-22 16:40:45

주택자금조달계획서 기준 역대 최대 규모

강남3구, 금융 대출 비중 두 자릿수로 급락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서울에서 주택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부모 등으로부터 증여·상속받은 자금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금융권 대출 대신 가족 자금에 의존하는 매수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주택 매수에 활용된 증여·상속자금은 4조440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주택 매수 조달 자금 106조996억원의 4.2% 수준이다.
 
증여·상속자금 규모는 지난 2024년 2조2823억원에서 1년 만에 약 두 배로 늘었다. 서울을 포함한 규제지역에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된 이후 연도별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다. 주택자금조달계획서는 규제지역 내 모든 주택과 비규제지역의 6억원 이상 주택 거래 시 계약 후 30일 이내 제출해야 한다.
 
서울 주택 매수에 들어간 증여·상속자금은 2021년 2조6231억원을 기록한 뒤 기준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이 맞물린 2022년 7957억원까지 급감했다. 이후 2023년 1조1503억원으로 반등했고 지난해 4조원대를 넘어서며 급증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해 잇따라 시행된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6·27 대책으로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됐고 10·15 대책에서는 주택 가격 구간별로 대출 한도가 더 줄었다. 이에 고가 주택일수록 금융 대출 활용이 어려워졌고 그 빈자리를 증여·상속 자금이 채웠다는 분석이다.
 
특히 강남3구의 금융기관 대출 비중은 뚜렷하게 낮아졌다. 강남구의 경우 지난해 7월 25.4%였던 금융권 대출 조달 비중이 12월에는 10.4%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22.8%에서 10.3%로, 송파구는 24.5%에서 15.3%로 하락했다.
 
증여·상속자금은 주식·채권 매각 대금보다도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 주택 매수에 투입된 증여·상속자금은 4조4407억원으로 주식·채권 매각대금을 5500억원가량 웃돌았다. 전년에는 두 항목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역별로는 송파구가 583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5488억원), 서초구(4007억원), 성동구(3390억원), 동작구(2609억원) 순이었다. 전체 조달 자금 대비 증여·상속 비중 역시 송파구(5.2%), 중구(4.9%), 강남·성동구(각 4.6%)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주택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가 실수요 억제보다는 자산 격차를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 접근성이 낮은 계층은 매수에서 밀려나는 반면 가족 자금 동원이 가능한 수요는 규제 환경에서도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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