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청소 작업 중 직원들이 유해가스를 흡입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반복되는 안전사고와 안전관리 체계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21일 포스코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20일 오후 1시 30분께 포항제철소 STS(스테인리스스틸) 4제강공장에서 발생했다. 사고 당시 해당 공장은 소재 수급 문제로 가동이 일시 중단된 상태였지만 설비 전체가 멈추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작업자들은 개방형 공간에서 진공흡입차(버큠카)를 이용해 슬러지(제철·정수 공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침전물)를 제거하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유해가스에 노출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일산화탄소에 의한 질식 가능성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다. 개방된 작업 환경에서 일산화탄소에 급성 노출되는 사례가 드문 만큼 대량 가스가 어떤 경로로 유출됐는지 조사가 본격화됐다.
특정 설비에서 가스가 빠져나온 것이라면 설비 전반의 안전점검과 보수가 필요하며 슬러지가 쌓인 하수구에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후자일 경우 공장 전체 안전 체계에 구조적 결함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슬러지 청소 작업은 통상 유해가스 농도 측정, 보호구 착용, 안전관리자 배치 등이 필수지만 당시 규정 준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위험성 평가 수립 여부, 안전장비 착용, 관리자 배치 등 기본 안전조치가 이행됐는지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는 올해 들어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세 번째 인명사고다. 특히 희생자 대부분이 외주·하도급·자회사 직원이라는 점에서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달 5일 스테인리스 압연부 소둔산세공장에서 화학물질이 누출돼 포스코DX 하도급업체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화상을 입었다. 지난 3월에는 포스코 자회사 포스코PR테크 소속 직원이 냉연공장에서 설비 수리 중 끼임 사고로 숨졌다.
금속노조 포항지부는 반복되는 사고의 근본 원인으로 '원청 중심의 책임 회피 구조'를 지적했다. 방성준 포항지부 수석부지부장은 "궁극적으로 원청이 하청·협력업체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해 동일한 안전 기준을 통해 관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이희근 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직원과 관계사 근로자에게 큰 피해가 발생했다"며 "철저한 반성과 함께 근본적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유사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단독]한화에너지·한화솔루션 집안 싸움...법원, 강제조정 돌입](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11/20/20251120165838549546_388_136.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