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가 식문화·신앙·예술까지 아우른 전시를 연다.
20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 시립박물관은 오는 25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바다의 꽃, 게 섰거라'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인천 시민의 음식 재료이자 민속 신앙의 대상, 더 나아가 문학과 미술의 상징으로 사랑받아 온 ‘게’를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해 잊혀 가는 문화적 의미를 시민들과 함께 되새기고자 마련됐다.
게는 ‘밥도둑’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음식 재료일 뿐만 아니라 뜨거운 ‘문화콘텐츠’ 다. 옛사람들에게는 과거 급제를 기원하거나 강직한 선비를 상징하는 등 그림과 문학의 주인공이었다. 민간에서는 액운을 막는 부적의 역할을 하는 신앙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우리의 식탁과 생활문화를 풍요롭게 해 온 ‘게’의 이야기는 점차 잊혀지고 있다. 특히 게장과 찌개 등으로 친숙했던 게의 어획량이 해마다 감소해, 머지않아 일상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 곁에 늘 있었지만 깊이 있게 조명된 적은 많지 않은 ‘게’를 여러 시선에서 이해하고 시민들과 함께 기억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음식·민속·예술 전반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녀 온 게를 박물관에서 종합적으로 다루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시는 ‘니들이 게맛을 알아’, ‘게, 인천의 삶이 되고 신앙이 되다’, ‘해석(蟹釋), 게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구성됐다.
게의 문화적 상징성과 관련해 조선에서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소장 김홍도의 '해도(蟹圖)'와 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의 '애들과 물고기와 게'가 있다.
‘이건희 컬렉션’으로 알려진 기증 미술품 중 국립중앙박물관의 '백자청화게무늬접시'와 국립현대미술관 김기창‧안동오의 '백자청화물고기팔각연적', 이중섭의 '꽃과 어린이와 게'도 전시될 예정이다.
김태익 시 시립박물관장은 “꽃게 어획량도 줄어들고 게에 관한 문화적 담론도 사라져 가는 시점에서 더 늦기 전에‘게’를 우리의 기억에 담아보고자 했다”며 “꽃게의 고장인 인천에서 게를 주제로 한 최초의 전시를 열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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