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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게임축제 지스타 2025 개막, 엔씨 '아이온2'로 재기 노리나

부산=선재관 기자 2025-11-13 12:17:29

'왕의 귀환'과 '왕의 부재'…절박한 K게임

지스타에서 생존의 서사를 쓸 수 있을까

7년 300명 투입한 '아이온2' 드디어 공개

13일 오전 10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5’ 개막식에서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선재관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최대 게임 축제 '지스타 2025'가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그 성대한 막을 올렸다. '이야기와 서사의 확장(Expand Your Horizons)'을 내건 올해 행사는 16일까지 나흘간의 대장정에 돌입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과제를 안고 시작했다. 생존의 기로에 선 국내 게임사들의 절박함과 글로벌 공룡들의 화려한 복귀가 교차하며 K게임의 현주소와 미래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개막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조영기 지스타 공동조직위원장,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 대표 등 업계와 지자체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전날 '대한민국 게임대상'에 이어 기대를 모았던 이재명 대통령의 참석은 결국 불발됐다. 게임 산업에 대한 대통령의 높은 관심이 실질적인 위상 제고로 이어지길 바랐던 업계의 염원은 다시 한번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올해 지스타의 풍경은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된다. 넥슨, 카카오게임즈, 스마일게이트 등 다수의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비용 효율화와 자체 행사 집중 등을 이유로 불참을 선언했다. 그 공백을 올해 메인 스폰서를 맡은 엔씨소프트가 300부스 규모의 초대형 전시관으로 채웠다.

 
13일 오전 10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5’ 개막식에서 내빈들이 엔씨 부스를 관람 하고 있다.[사진=선재관 기자]

엔씨는 이번 지스타에 사활을 걸었다. 2024년 2월 공시된 2023년 연간 실적에서 9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두 번째 적자를 낸 엔씨에게 이번 지스타는 반등을 위한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다. 그 중심에는 7년간 3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개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2'가 있다. 2008년 출시되어 160주 연속 PC방 점유율 1위라는 대기록을 세운 전작 '아이온'의 영광을 재현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엔씨는 시연 환경에도 공을 들여 모든 PC에 엔비디아의 최신 GPU '지포스 RTX 5080'을 탑재했다.

엔씨의 절박함만큼이나 다른 국내 참가사들의 전략도 뚜렷하다. 9년 연속 개근한 크래프톤은 올해 초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출시 한 달 만에 전 세계 2500만장 판매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팰월드'의 모바일 버전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글로벌 메가 히트 IP를 활용해 안정적인 성공을 꾀하는 전략이다. 넷마블 역시 '나 혼자만 레벨업: KARMA' 등 자체 IP와 외부 IP를 활용한 신작 4종을 선보이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13일 오전 10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5’ 개막식에서 내빈들이 넷마블 부스를 관람 하고 있다.[사진=선재관 기자]

국내 기업들의 빈자리는 해외 공룡들이 채웠다.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의 개발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12년 만의 B2C관 복귀다. 2013년 당시 미공개 신작이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과 '하스스톤' 시연을 끝으로 지스타를 떠났던 블리자드의 귀환은 국내 시장에 대한 이들의 시각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 외에도 세가·아틀러스, 반다이남코 등 일본의 대표 게임사들과 '킹덤 컴: 딜리버런스'의 개발사 워호스 스튜디오까지 가세하며 글로벌 게임쇼로서의 위상을 높였다.

조영기 지스타 조직위원장은 "지스타 2025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세계 곳곳의 개발자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무대"라며 "올해의 지스타는 창작의 언어, 스토리텔링의 깊이 그리고 그 이야기를 경험으로 전환하는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지스타 2025'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한국 게임 산업의 축소판이 됐다. 일부 대형사의 이탈과 국내 시장의 침체라는 위기 속에서 절박한 승부수를 던진 엔씨소프트와 한국 시장의 문을 다시 두드리는 글로벌 기업들의 모습이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이번 행사가 K게임이 직면한 복합적인 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성장 서사를 써 내려가는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시선이 4일간 부산으로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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